남구 장생포동의 한 마을 주민이 주택 뒤에 조성 중인 창고시설 공사 현장을 가리키고 있다.
남구 장생포동의 한 마을 주민이 주택 뒤에 조성 중인 창고시설 공사 현장을 가리키고 있다.
울산 남구 장생포동의 한 주거지 바로 뒤편에 창고시설 건축이 허가되면서 안전 문제를 우려하는 주민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관할 지자체는 행정 절차상 문제가 없어 적법한 허가라는 입장이지만, 과거 ‘공해이주사업’에서 제외된 후 열악한 주거환경을 견뎌온 주민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28일 남구에 따르면 지난 4월 남구 장생포동 281번지 일대에 창고시설 건축을 허가 했다. 해당 부지 인근에는 8개의 노후 주택이 자리 잡고 있는데, 현재는 3가구가 거주 중인 상태다.

주민들은 조성 공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 문제와 준공 후 생활 불편 등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며 반발하고 있다.

남구 장생포동의 한 주거지 뒤로 창고 시설 공사가 진행 중인 모습.
남구 장생포동의 한 주거지 뒤로 창고 시설 공사가 진행 중인 모습.
특히 창고시설 건립 부지 조성을 위해 주택 바로 뒤편에 약 11m 높이의 거대한 옹벽이 세워져 추후 장마 등 기상 상황에 따라 토사물이 무너져 집을 덮칠 수 있다는 걱정이 큰 상황이다.

한 마을 주민은 “어떻게 집 바로 뒤에 창고 건립 허가가 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며 “60년을 여기서 살았지만 이 곳은 주거 환경이 너무 열악하다. 가스도 안 들어오고 오폐수관도 없을 정도다. 공사하면서 비라도 많이 오면 옹벽이 무너져 내릴까봐 무섭다. 이젠 진짜 못 살겠다”고 호소했다.

이 일대는 과거 1980년대 정부 공해이주사업 당시 이주 대상에서 제외된 곳으로 현재까지도 주거환경 개선이 이뤄지지 않아 주민들의 소외감이 깊은 상태다.

장생포26통 이주추진위원회 관계자는 “과거 탁상행정으로 이주 대상에서 제외돼 수십년 간 큰 불편을 겪어왔다”며 “원주민들에 대한 이주 대책은 전혀 없이 주택가 코앞에 창고시설 허가를 내준 남구의 행정에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주민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관할 지자체와 건축주 측은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남구 관계자는 “해당 부지는 용도상 준공업지역으로 분류돼 있고, 타 부서와 협의한 결과 개발행위와 산지전용허가에도 이상 없었다”며 “다만 현장에 나가 보니 인근 주택에 피해가 생길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어서 건축주에게 주의를 당부했다”고 설명했다.

건축주 역시 상황을 인지하고 절차와 안전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해명했다.

건축주는 “안전에 대한 조치는 확실하게 해서 염려할 필요 없다”며 “사실 인근 주택들 일부는 토지 측량 결과 땅을 침범해서 거주 중인 상태로 확인됐다. 원활한 공사 진행을 위해 갈등을 방지하고자 주택 매입을 시도했지만 보상금 등 협의가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 마을은 지난 1994년부터 공해 피해에 따른 이주를 요구하고 있지만, 행정당국에서 관련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채로 방치돼 현재는 해당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조차 찾을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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