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방산생태야영장 인근 울산 중구 약사동 91-4 일원에 조성된 임시주차장과 불과 5m 거리에 A씨의 양봉장이 마련돼 있다. 독자 제공
황방산생태야영장 인근 울산 중구 약사동 91-4 일원에 조성된 임시주차장과 불과 5m 거리에 A씨의 양봉장이 마련돼 있다. 독자 제공
울산 중구의 한 양봉장 앞에 임시주차장이 생기더니 기르던 꿀벌들이 대거 폐사하는 사건이 벌어져 양봉업자가 지자체를 상대로 손해 배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5일 중구와 양봉업자 A씨에 따르면 사건은 황방산생태야영장 인근 약사동 91-4 일원에 임시주차장이 조성된 게 발단이었다.

이 주차장은 황방산생태야영장 수요가 급증하자 이에 대응하고자 중구가 지난 2023년 8월에 조성했는데, 불과 5m도 안되는 거리에 A씨의 양봉장이 있었다.

A씨 양봉장에는 벌통 70통이 마련돼 있었는데, 주차장이 조성된 후 벌들이 집을 찾지 못하거나 다른 벌통을 침범하면서 영업 다툼으로 이어지는 상황이 계속해서 관측됐다.

양봉은 벌통마다 여왕벌 1마리를 넣어 군집을 형성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일벌들은 여왕벌이 내뿜는 페로몬과 귀소 본능을 통해 자신이 속한 벌통을 찾아 이동하는데, 외부 환경 변화로 이러한 활동이 방해를 받을 경우 제집을 찾지 못하거나 다른 군집과의 영역 다툼이 발생해 집단 폐사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A씨의 설명이다.

특히 벌들은 보통 월동을 위해 8월말부터 짝짓기와 산란이 이뤄지는데, 예민도가 높은 시기인 만큼 외부 환경에 더욱 취약했을 거란 분석이다.

벌통 앞에 깔린 벌의 사체들. 임시주차장이 조성된 후 귀소 본능을 상실한 일벌들간 영역 다툼이 벌어져 집단 폐사로 이어졌다. 독자 제공
벌통 앞에 깔린 벌의 사체들. 임시주차장이 조성된 후 귀소 본능을 상실한 일벌들간 영역 다툼이 벌어져 집단 폐사로 이어졌다. 독자 제공
이 과정에서 벌통 70통 중 65통에서 최소 수만마리의 벌들이 집단 폐사했다.

A씨는 임시주차장 조성 과정에서 발생한 소음과 진동, 분진, 차량 매연 등이 벌의 생태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지난해 환경부 중앙환경분쟁조정피해구제위원회에 환경피해 구제를 신청했다.

위원회는 심의 결과 임시주차장 조성이 벌 폐사에 일부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해 중구가 A씨에게 286만원을 배상하도록 결정했다.

하지만 A씨는 해당 판정이 벌 폐사에 따른 직접적인 손해만 일부 인정했을 뿐 영업손실은 반영하지 않았다며 올해 다시 환경피해 구제를 신청했다.

벌 폐사 이전에는 양봉을 통해 연간 3,000만~4,000만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폐사 이후인 2024년에는 생산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매출이 전혀 올리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데시벨 수치가 공사장 소음과 맞먹는 90대가 나왔는데, 위원회는 피해 인정 기준이 120 이상이라는 등 말도 안되는 수치를 들면서 사건 규모를 축소 해석했다”라며 “무엇보다 수천만원 규모의 영업손실이 발생했음에도 따로 인정받지 못해 다시 구제를 신청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에 중구 관계자는 “환경분쟁조정위원회 절차에 성실히 임하겠다”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