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주용 전 울산시농업기술센터 소장·농학박사
윤주용 전 울산시농업기술센터 소장·농학박사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전국 지자체 후보 23명이 신규 케이블카·모노레일 건설을 약속했다. 기존 관광 케이블카 사업 대부분이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또다시 ‘관광용’ 건설 사업을 공약으로 내세운 것이다. 울산의 신불산 케이블카도 그중 하나다.

아쉬운 점은 시민들의 손에 잡히고 피부에 와닿는, 즉 일상을 확 바꿀 수 있는 대중교통 공약이 없었다는 사실이다. 만약 케이블카를 대중교통으로 전환한다면 정시성·편리성·안전성·경제성 확보는 물론, 향후 확장성을 통해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어 세계로 나아가는 발판을 마련할 수도 있다.

울산이 케이블카를 대중교통으로 전환해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첫째, 편리함과 저비용의 경제성을 동시에 잡을 수 있다. 건설 비용이 지하철이나 트램에 비해 크게 낮을 것으로 추정되어 가성비가 높고 예산 확보가 용이하다. 덕분에 더 긴 노선도 계획해 볼 수 있다. 또한 입체화된 노선 덕분에 기존 노면 교통과 마찰이 없어 정시성이 확보되며, 대기 시간이 10초 정도에 불과해 시민의 편리성이 극대화된다. 울산에 거미줄 같은 케이블카 망이 설치된다면 초 단위의 정시성과 편리함으로 도시는 더욱 왕성하게 호흡할 것이다. 향후 수소트램과의 연계·보완 시스템 구축도 가능하다.

둘째, 친환경적이며 새로운 역세권이 형성된다. 전기를 동력으로 활용하기에 소음이나 매연 등의 공해가 거의 없다. 또한 역 주변으로 새로운 상권이 만들어져 거점 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다.

셋째, 공업탑 등 기존 시설물을 철거하지 않아도 된다. 노면 역이 아니기 때문에 지주(다릿발)를 세워 건축할 수 있다. 따라서 지역의 상징물 철거에 따른 시민들의 자긍심 저하나 불필요한 비용 상승을 막을 수 있다.

넷째, 강변과 해안선을 따라 건설하면 대중교통과 관광을 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언양~선바위~굴화~십리대숲~명촌교에 이르는 강변 노선이나, 농소~동천강 억새밭~현대자동차~동구 대왕암을 잇는 노선 등이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

다섯째, 시설이 지상에 노출되어 있어 유지 관리가 용이하다. 고장 발견과 수리 등 총체적인 관리와 점검이 훨씬 수월하다.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기술적 업그레이드로 안전성 편리성과 속도를 높여(20→40km/h) 시간당 수송 능력 배가시켜야 한다.

가령, 기존 케이블카 방식에 더해 기둥과 기둥 사이를 거대한 현수교 방식으로 연결하고, 공중에 1~2개의 레일을 걸어두는 방식을 제안할 수 있다. 위에서는 기존처럼 케이블이 끌어주고 아래에서는 레일 위의 바퀴가 닿는 ‘3각 지지 방식’을 도입하면, 태풍이나 강풍에도 흔들림이 적어 기상 악화로 인한 운행 중단 사태가 거의 없을 것이다. 속도도 높일 수도 있어 이용 수요와 수송 능력이 함께 향상된다. 이렇게 기술적으로 향상된 케이블카를 광범위하게 설치하고 실증해 경제성과 안전성을 인정받는다면,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기술 수출 산업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속도와 안전에 대한 기술을 업그레이드하면 프랑스 TGV를 도입하여 이를 바탕으로 현재는 KTX를 만들어 세계 시장으로 나아가는 것과 같이, 울산의 대중교통이 케이블카로 새로운 시대를 열고, 이를 바탕으로 경제성과 확장성을 확보하여 새로운 먹거리인 K-케이블카를 만드는 실증 모델이 될 것이다.

인간의 혈관처럼 얽혀 있는 도시의 교통망은 살아있는 생물과 같다. 고혈압이나 고지혈증처럼 도로에 체증이 발생하면 사회적 비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하는데 아파야 병원에 가듯, 길이 막혀 아우성을 쳐야 비로소 대책이라는 것을 만들기 바쁘다. 모양이나 체면 말고 경제성을 따져 어느 것이 현실적 대안인지, 지속적으로 활용 가능하면서 미래에 대한 확장성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방향 제시를 위한 고민이 필요한 때이다.

윤주용 전 울산시농업기술센터 소장·농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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