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에 감독이 있다면, 경마에는 ‘조교사’가 있다. 조교사는 선수인 경주마의 훈련부터 식단, 건강 관리, 경주 출전 전략까지 모든 것을 총괄하는 마방의 최고 책임자다. 이번에 새롭게 출사표를 던진 두 조교사는 20대 시절 ‘말 관리사’로 입사해 무려 22년간 현장에서 말과 호흡하며 밑바닥부터 탄탄한 내공을 다져온 ‘현장형 베테랑’들이라는 점에서 더욱 이목을 끈다.
먼저 17조 마방을 이끄는 구현완 조교사는 마상무예를 소화할 정도로 말과 깊이 교감하며 직접 말을 타는 조교 위주로 마필을 관리해 왔다. 또 김남중, 강형곤, 방동석 조교사를 비롯해 외국인 조교사인 조셉 머피까지 마방을 거치며 다양한 운영 노하우를 흡수한 그는 현장 실무와 경주마의 심리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구 조교사는 “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소통”이라며,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마방 식구들과 열린 소통을 하는 조교사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호주 멜버른컵 최초 진출이라는 꿈을 품고 있는 그의 ‘개척자 정신’이 부경 경주로에 어떤 새 바람을 일으킬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11조 마방을 맡은 손병철 조교사의 행보는 시작부터 파격적이다. 통상적으로 신임 조교사가 개업하면 마방을 채우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말들과 친해지고 훈련 스케줄을 맞추는 적응 기간도 필수적이다. 하지만 손 조교사의 마방은 개업과 동시에 빈자리가 꽉 찼고, 곧바로 경주에 출전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시작은 22년간 묵묵히 쌓아온 성실함과 마주들의 전폭적인 신뢰 덕분이다. 특히 임금만 조교사 마방에서 오랜 기간 함께 일하며 전수받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판타스틱킹덤’, ‘판타스틱밸류’, ‘디스파이트윈’ 등 쟁쟁한 명마들을 그대로 물려받아 신인답지 않은 막강한 전력을 갖추게 됐다. 손 조교사는 “현장에 가장 가까운 사람들과 독단적이지 않게 함께 나아가는 마방을 만들겠다”며 안정적인 운영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그의 최종 목표 역시 해외 경주 우승이다.
말 관리사에서 시작해 마방을 호령하는 조교사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22년의 땀방울이 녹아있는 두 신임 사령탑. 손병철 조교사는 지난 5일 첫 경주 출전을 시작했으며, 구현완 조교사는 오는 26일 첫 경주에 출전한다. 앞으로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에서 펼쳐질 그들의 레이스에 경마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