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균 전 울산시청자미디어센터장·본지 독자권익위원
이인균 전 울산시청자미디어센터장·본지 독자권익위원

  울산매일신문이 올해 창간 35주년을 맞았다. 지난 35년은 지역과 함께 성장하며 쉼 없이 달려온 시간이었다. 그러나 그 시간의 의미는 단순히 세월의 무게를 견디어 냈다는데 있지 않다. 변화의 속도가 점점 빨라지는 시대 속에서 끊임없이 자신을 바꾸며 시대와 함께 걸어왔다는 사실에 그 진정한 가치가 있다.

  울산매일신문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단어는 ‘혁신’이다. 언론은 본질적으로 신뢰를 생명하기 때문에 변화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변화하지 않는 언론은 결국 독자들로부터 멀어진다.

  울산 최초의 조간신문으로 출발한 울산매일신문은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누구보다 먼저 읽었다. 종이신문에 머무르지 않고 디지털 플랫폼을 적극 수용했으며, 2017년에는 U-TV를 개국해 영상 시대를 열었다. 탐사보도를 강화하는 한편 유튜브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SNS를 통해 지역의 소식을 더욱 빠르고 친근하게 전달해왔다.

  최근에는 지역신문으로는 대단히 앞서서 통합 CMS(Content Management System)를 도입해 취재와 기사 작성, 편집, 온라인과 모바일 서비스까지 하나의 시스템으로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뉴스 제작 환경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더욱 신속하고 체계적인 뉴스 생산은 물론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를 효율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며,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 속에서도 혁신을 멈추지 않는 모습은 울산매일신문의 중요한 경쟁력이 되고 있다.

  하지만 울산매일신문의 진정한 경쟁력은 기술의 변화만을 앞세운 데 있지 않다. 지역 언론은 뉴스를 생산하는 기관인 동시에 지역사회의 문화를 키우고 공동체를 이어주는 공공재로서의 역할도 수행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울산매일신문은 문화와 예술, 체육 분야에서도 의미 있는 발자취를 남겨왔다. 태화강국제재즈페스티벌은 전국의 음악 애호가들이 찾는 울산의 대표 문화축제로 성장했고, 태화강국제마라톤대회는 시민들이 함께 뛰며 화합하는 축제가 되었다. 또한 오영수문학제와 오영수문학상은 지역 문학의 가치를 전국에 알리는 소중한 자산으로 자리매김했다. 언론이 지역을 기록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지역의 문화와 품격을 함께 만들어 왔다는 점에서 그 의미는 더욱 크다고 생각한다.

  울산매일신문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지역의 문화담론과 아젠다 선점에도 앞장서 왔다. 무엇보다 지난해 세계유산에 등재된 반구천의 암각화에 대한 10여년간의 지속적인 기획취재와 문제제기는 지역을 넘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자극이 됐다. 그 대표적인 기획 시리즈가 <대곡천암각화군, 세계문화유산을 꿈꾼다>, <반구대암각화 발견 50주년 학술대토론회>, <한반도 인류 기원의 보물창고 …선사문화 콘텐츠’로 거듭나야> 등이다. 이같은 기획물은 지역신문발전위원회 등에서 지원사업으로 추진돼 전국적인 관심을 모았고 그 결실이 세계유산 등재라는 역사적 사건으로 귀결됐다고 본다.

  울산매일신문의 저력은 이같은 혁신과 콘텐츠 다변화, 그리고 지속적인 지역 아젠다의 선점에 있지만 앞으로의 길은 더 험난하다고 본다. 지금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언론 환경은 지금보다 더 큰 변화를 맞이할 것이다. 인공지능은 뉴스 생산 방식을 바꾸고 있고, 디지털 플랫폼은 언론의 역할과 존재 방식까지 새롭게 요구하고 있다. 뉴스 소비 방식도 빠르게 달라지고 있으며, 무엇보다 독자의 신뢰를 얻는 일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시대일수록 더욱 중요한 것은 새로운 기술 자체보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자세와 언론 본연의 가치에 대한 흔들림 없는 믿음일 것이다. 사실에 충실하고 지역과 함께하며 시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언론의 기본은 어떤 시대에도 변하지 않는 가치이기 때문이다.

  창간 35주년은 하나의 이정표일 뿐 결코 종착점은 아니다. 지난 35년 동안 그래왔듯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시대의 변화를 가장 먼저 읽으며 지역사회의 목소리를 가장 가까이에서 기록하는 언론으로 더욱 성장하기를 기대한다. 혁신으로 오늘을 만들어 왔듯 앞으로는 신뢰를 바탕으로 더 큰 미래를 열어가는 지역 언론이 되기를 바란다.

  울산매일신문의 창간 35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리며, 앞으로도 울산의 역사와 시민의 삶을 가장 깊이 기록하는 든든한 지역 언론으로 더욱 큰 발전을 이루기를 기대한다. 이인균 전 울산시청자미디어센터장·본지 독자권익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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