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9기 울산시정이 출범 초기부터 거대한 ‘여소야대’의 벽에 부딪혔다. 울산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가 지난 16일 ‘공론화위원회 설치 조례안’이 부결시키고, 첫 조직개편안을 심의 보류했다. 새 시장의 역점 정책이 잇따라 시의회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이번에 부결된 공론화 조례안은 주요 정책과 지역 현안에 시민이 참여하는 숙의 과정을 제도화하겠다는 취지였다. 이에 대해 시의회는 이미 유사한 기능의 기존 조례들이 존재해 행정 혼선과 비효율, 추가 재정 부담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직개편안의 경우 합의제 기구를 신설하면서 구체적인 운영조례를 함께 제출하지 않는 등 미숙한 행정 절차가 보류의 원인이 됐다.
공론화 조례안과 조직개편안이 상임위에서 좌절된 것은 견제와 감시라는 의회 본연의 역할에 충실한 결과라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여소야대’ 속 울산시정의 험난한 앞날을 예고하는 것 같아 시민들의 걱정이 크다. 시정과 의회가 주도권 싸움이나 진영 논리에 갇혀 대립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울산시가 “의회의 지적사항을 반영해 조속히 협의하겠다”며 보완에 나선 것은 현명한 조치다. 울산시는 의회를 설득할 정교한 논리와 구체적인 보완책을 먼저 완성해야 한다. 의회가 우려하는 행정 비효율과 의정 기능 약화를 불식시킬 장치를 선제적으로 제시하는 성의가 필요하다.
시의회 역시 ‘반대를 위한 반대’나 다수당의 힘의 논리에만 기대서는 안 된다. 집행부의 미숙함은 따끔하게 지적하되, 시민을 위한 정책이라면 대안을 제시하며 길을 열어주는 생산적인 견제가 필요하다. 사상 첫 여소야대라는 환경은 갈등의 씨앗이 될 수도 있지만, 철저한 상호 견제와 균형을 통한 ‘협치 모델’을 완성할 기회다. 울산시와 시의회는 오직 ‘시민과 울산의 발전’이라는 기준 아래 소통과 협치의 묘수를 찾아내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