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인공지능(AI)과 첨단산업 성장으로 전력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는 베트남에 액화천연가스(LNG)와 소형모듈원자로(SMR)를 연계한 ‘단계별 에너지 협력 방안’을 제시하고 나섰다.
단기적으로는 미국·호주를 기반으로 한 LNG 공급망을 활용해 전력 수급의 안정성을 높이고, 장기적으로는 차세대 SMR 분야로 협력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29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추형욱 대표이사는 지난 16∼17일 베트남을 방문해 산업무역부와 국영 에너지기업 PVN(페트로베트남), 발전 자회사 PV Power 주요 인사들을 만나 에너지와 첨단기술 분야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논의는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등 첨단산업의 성장에 따라 베트남의 전력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에서 출발했다.
대규모 전력을 사용하는 AI 데이터센터와 첨단 제조시설을 유치하려면 안정적인 전력 공급 기반을 먼저 갖춰야 한다는 판단이다. 전력 인프라를 얼마나 신속하게 확충하느냐가 향후 베트남의 AI 산업 경쟁력과 투자 유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거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은 베트남의 단기적인 전력 수요 증가에 대응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으로 LNG 발전 확대를 제시했다.
베트남은 경제성장과 제조업 확대에 따라 전력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국제 LNG 가격과 공급 변동성은 가스발전 사업 확대의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과 호주에 확보한 가스전 자산과 장기 LNG 계약 포트폴리오를 활용해 베트남 가스발전 사업에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연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공급 지역을 다변화하면 특정 지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지정학적 위험에도 대응할 수 있다. 미국과 호주산 LNG를 베트남 발전 사업에 연계해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안정적인 연료 조달 체계를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테라파워와 함께 4세대 원자로 기술인 ‘나트륨’의 상용화를 추진 중이다. 나트륨은 원자로에 에너지저장 시스템을 결합해 전력 수요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된 차세대 원전 기술이다. SK이노베이션은 2030년 상용화를 목표로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PVN도 석유와 가스 중심의 기존 사업에서 벗어나 LNG 발전과 재생에너지, 원전 등을 포함한 종합 에너지 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차세대 SMR의 기술성과 경제성이 확인되면 향후 원전 분야에서 양사 간 협력 논의도 구체화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SK이노베이션은 발전 설비와 연료 공급에 그치지 않고 LNG 발전소, 산업단지, AI 데이터센터를 연계하는 에너지·산업 생태계 구축도 추진하고 있다.
추 대표는 “AI의 급격한 발전이 전력 수요의 폭발적인 증가를 초래할 것으로 진단하고 당분간은 LNG가 에너지 안보를 보장하는 적절한 해결책”이라며 “차세대 SMR 기술의 검증과 상용화 과정이 완료된 후 PVN과 원전 분야에서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