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에서는 현재까지 손실 규모가 7,000억원대로 추산되는 만큼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1조원대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국금속노조 현대차지부(노조)는 23일 4차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고 오는 29일부터 31일까지 사흘간 근무조별 4시간 부분파업을 벌이기로 했다.
현대차 노조는 앞서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근무조별 2시간씩, 20일부터 22일까지는 근무조별 4시간씩 부분파업을 진행했다. 이에 따라 현재까지 누적 파업일수는 6일, 생산라인 중단 시간은 총 36시간에 달한다.
여기에 사흘간의 추가 부분파업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생산 차질은 60시간에 육박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이미 7,000억원대에 이르는 생산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추가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생산 차질에 따른 손실 규모가 1조원대로 눈덩이처럼 불어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대차가 다음 달 3일부터 7일까지 하계휴가에 들어가는 점도 주목된다. 이달 초부터 유지 중인 주말과 특근 미실시까지 감안하면 이달 말 파업에 이어 사실상 다음 달 1일부터 9일까지 생산 공백이 이어질 수 있다.
당장 노사 교섭이 재개될 가능성은 희박한 상황이다. 조합원 찬반투표 등 후속 절차를 고려할 때 24일이 하계휴가 전 노사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마지노선으로 꼽힌다. 하지만 노조가 3주 연속 부분파업을 확정하면서 이번 투쟁이 하투(하계투쟁)를 넘어 추투(추계투쟁)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차기 중앙쟁의대책위원회 회의는 다음 달 11일 열릴 예정이며, 오는 29일에는 울산공장 잔디밭에서 조합원 총파업 결의대회를 여는 등 현장 투쟁도 병행한다.
최영일 현대차 대표이사는 이날 담화문을 통해 “회사는 임금교섭의 본질과 부합하지 않는 ‘해고자 복직’, ‘정년 연장’, ‘상여금 50%’ 이 세 가지 요구안이 노조 자체적으로 정리된다면, 언제든지 임금·성과금 포함 추가 제시할 것이며, 교섭의 문을 열어놓겠다”며 “무엇이 진정으로 나와 우리 가족, 현대차의 미래를 위한 길인지, 현명한 판단을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현대차 노조는 쟁의대책위원회 속보를 통해 “사측의 교섭 파행, 노조는 절대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며 “4만 조합원의 단결은 그 어떤 압박에도 흔들리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앞서 사측은 기본급 8만9,000원 인상, 성과급 350%+1,000만원, 자사주 15주 지급을 담은 3차 제시안을 냈지만 노조가 거절했다. 노조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및 전년도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 상여금 800%(직전 50% 인상)과 정년 연장, 해고자 복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장기전으로 접어드는 노사 강대강 대치에 지역사회의 피로감도 커지고 있다. 현대차 울산공장이 지역 최대 사업장인 만큼 협력업체와 판매 현장, 지역 상권 등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본지의 기사 및 SNS 댓글에서는 ‘지역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파업을 이해하기 어렵다’, ‘생산라인 손실을 협력업체 단가 삭감으로 메울까 걱정된다’, ‘공감이 되지 않는다’ 등 우려 섞인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