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욱 울산시장이 29일 북구 동천고등학교에서 북구 지역 고등학생들과 시내버스 불편사항 및 개선방안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최지원 기자
김상욱 울산시장이 29일 북구 동천고등학교에서 북구 지역 고등학생들과 시내버스 불편사항 및 개선방안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최지원 기자
“배차는 늘었다고 하지만 체감은 달라진 게 없습니다.”

울산 북구 고등학생들이 직접 버스를 타고 통학하며 느낀 불편을 데이터와 법률, 타 지자체 사례까지 분석해 울산시에 전달했다. 단순한 노선 민원이 아니라 울산시 버스 운영체계 전반을 손봐야 한다는 정책 제안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은다.

#데이터·법률·타 지자체 사례까지 분석 정책 제안

동천고·매곡고·달천고·호계고·화봉고·효정고·무룡고 등 북구 7개 고교 학생들로 구성된 ‘북두칠성’은 29일 동천고 3층 과학실에서 김상욱 울산시장을 비롯한 관계 공무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학생 이동권 보장과 시민 중심 대중교통 실현을 위한 울산형 버스 운영체계 개선 정책제안서’를 발표했다.

학생들은 울산이 전국 7대 특·광역시 가운데 유일하게 ‘재정지원형 민영제’를 운영하면서도 시민들이 체감하는 버스 서비스는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운영체계 개편을 촉구했다.

학생들은 특히 “울산시는 매년 막대한 재정을 지원하지만 노선 운영권은 민간에 있어 재정 부담은 커지고 시민 불편은 계속되는 구조”라고 진단했다. 실제 제안서는 시내버스 손실보전금이 2020년 약 800억원에서 2026년 약 1,450억원 규모까지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지만, 최근 노선 개편 이후에도 긴 배차 간격과 환승 증가, 정류장 무정차 통과(패싱) 등이 계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들이 가장 심각하게 지적한 부분은 통학환경이다.

북구 지역 학생들은 등·하교 시간에 버스를 가장 많이 이용하지만 실제 운행시간은 수업 종료 시간과 맞지 않고, 일부 노선은 만차로 정류장을 그냥 지나가는 사례까지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북구01번, 북구07번, 북구12번, 142번, 482번, 순환32번 등의 배차와 운행시간을 통학 수요에 맞춰 조정하는 구체적인 개편안도 함께 제시했다.

학생들은 현장의 목소리를 확인하기 위해 북구 7개 학교 학생들을 직접 인터뷰했다. 조사 결과 대부분 학교에서 “운행 횟수가 늘어난 것은 인정하지만 실제 체감은 부족하다”, “배차보다 통학시간에 맞는 노선이 더 중요하다”, “환승과 장시간 대기는 여전하다”는 의견이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제안한 정책의 핵심은 ‘울산형 준공영제’다.

학생들은 단순히 적자를 보전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지자체가 노선 운영권과 조정 권한을 확보하고, 시민과 학생이 참여하는 노선 결정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서울과 대전의 사례에서 나타난 재정 부담을 보완하기 위해 손실보전 상한제와 노선 패키지 입찰제, 운수종사자 고용승계 가산점 제도 등을 함께 제안했다.

#“통학권은 교육권이자 이동권”...이용자 중심 대중교통 체계 촉구

이들은 “학생이 대중교통의 핵심 이용자지만 정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는 목소리를 낼 기회가 거의 없었다”며 “통학권은 단순한 편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권과 이동권의 문제인 만큼 실제 이용자의 의견이 정책에 반영돼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번 정책제안서는 각 학교 대표들은 통학 방식과 불편한 노선, 필요한 개선책을 조사한 뒤 자료를 한곳에 모았다. 학교와 거주지역에 따라 처지가 다른 만큼 이용 수요와 시급성, 실현 가능성을 따져 공동의 대안으로 가다듬었고, 조직도 역할에 맞춰 세분화했다. 학교별 조사와 별도로 경영·경제, 정치·행정·법, 미디어, 통계 등 4개 팀을 꾸려 추진했다.

단순히 학생들의 통학 불편 해소를 넘어 울산시 대중교통 운영체계의 공공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특히 시민 참여형 노선 결정체계와 이용자 중심 노선 설계는 향후 울산시가 추진할 대중교통 정책의 새로운 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김상욱 시장은 “지금까지 본 어떤 버스노선 개편 보고서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발로 뛰어 만든 연구”라고 밝히며 생들의 건의 사항을 내년에 시행 예정인 시내버스 노선 개편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 검토해 달라고 실무부서에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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