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울주군 두서면 내와리 일대에 불법 성토된 농지 침출수에서 1급 발암물질과 맹독성 중금속이 검출됐다고 한다. 지역 주민과 환경단체가 밝힌 침출수 수질 분석 결과는 충격 그 자체다. 1급 발암물질인 페놀이 기준치의 최고 15배 가까이 검출됐고, 맹독성 물질인 시안, 유기인계 살충제 다이아지논을 비롯 구리·아연·납·카드뮴 등 치명적인 오염물질이 줄줄이 쏟아져 나왔다.

  내와리 일대는 상수도가 보급되지 않아 89가구 180여명의 주민이 지하수를 의존해 생활하고 있다. 인근에는 요양원과 장애인 재활센터 등 취약계층 시설까지 자리해 있고, 이번 사태로 일시 문을 닫은 울산교육청의 내와어울림수련장도 있다. 1급 발암물질과 중금속이 스며든 침출수가 지하수와 상수원을 오염시킬 경우, 주민 건강에 미칠 재앙적인 영향은 감히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주민들의 생존권 보장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그러나 행정의 대응은 지독할 정도로 둔감하고 사후약방문식이다. 주민들은 이미 지난 2월부터 이상 악취와 대형 덤프트럭의 수상한 출입을 감지하고 수차례 행정기관에 민원을 넣었지만 폐기물 매립을 막지 못했다. 또 오염 확산을 막기 위한 방수포·차수막 설치 요청조차 제때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최근 울산 시장의 현장 확인이 이뤄진 이후에도 이렇다할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울주군은 어제 주민들이 직접 의뢰해 조사한 침출수 분석 결과를 확인하고도 “다음주 중 3차 원상복구 명령을 내리고, 이행되지 않을 경우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계획” 이라며 절차와 기준을 따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산업폐기물을 직접 처리하는 행정대집행에도 소극적인 입장이다. 특히 경찰 수사 결과가 나와 폐기물 성격이 법적으로 확정될 때까지 본격적인 복구를 미루겠다는 자세는 주민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할 지자체의 기본 책무를 저버린 처사다.

  폐기물 수사와 법적 처벌은 경찰과 특사경의 몫이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오염 확산을 차단하고 주민 안전을 확보하는 것은 지자체의 최우선 과제다. 울주군과 울산시는 지자체 예산과 선제적 행정력을 동원해 불법 매립된 중금속 폐기물을 전량 수거·복구하고, 지하수 전수조사와 긴급 상수도 공급 등 인근 주민들의 생존권을 지킬 응급 조치를 즉각 시행해야 한다. 주민의 생명보다 우선하는 절차나 예산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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