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울주군 두서면 내와리 불법 성토장 사태를 바라보는 행정당국의 미온적인 태도에 비판이 쏟아지는 가운데, 울주군의회가 그 해답을 제시했다. 군의회 정우식 의장을 비롯한 의원들은 최근 현장을 찾아 2차 오염 방지를 위한 추가 방제와 행정대집행을 강력히 촉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예산 심의 권한을 가진 의회가 예비비 편성 등 집행부의 긴급 대응에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적극 협조를 약속했다. 이로써 울주군이 그간 행정대집행을 미룬 이유였던 예산과 절차의 걸림돌은 상당부분 제거된 셈이다.
지금까지 울주군은 경찰 수사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거나, 구상권 청구 등 법적 절차가 복잡하다는 이유로 본격적인 폐기물 수거와 원상복구를 미뤄왔다. 그러나 이는 지자체의 존재 이유인 ‘주민 생명과 안전 보호’를 팽개친 안이한 행정 편의주의에 불과하다. 불법 매립된 1급 발암물질과 중금속 침출수가 지하수로 스며들어 마을 전체를 덮치고 난 뒤에는 어떤 사후 처방도 소용이 없다. 수질 오염이 걷잡을 수 없이 현실화하기 전에 긴급 처방을 내리는 것이 행정의 당연한 의무다.
군의회가 제안한 방향은 지극히 타당하다. 오염자 처벌과 구상권 청구는 사법 당국과 행정이 추후 진행하더라도, 당장 2차 오염을 차단하기 위한 행정대집행 검토에는 속도를 내야 한다. 예산 문제는 의회가 예비비 편성에 협조하겠다고 명확히 밝혔으니 주저할 이유가 없다.
이와 함께 그동안 무너진 행정 신뢰를 회복하는 조치도 지체 없이 실행돼야 한다. 군의회의 제안대로 조사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주민과 전문가가 함께하는 ‘민·관 합동 시료 채취’를 실시하고, 상수도가 들어오지 않는 89가구 주민들에게 긴급 생수를 즉각 지원해야 한다. 나아가 울산시와 협의해 상수도 관로 연장 사업을 조속히 추진하는 근본적인 대책까지 연결돼야 할 것이다.
공은 이제 울주군 집행부로 넘어갔다. 예산권을 쥔 군의회가 판을 깔아주고 군민 안전을 위해 모든 지원을 약속했음에도 울주군이 ‘수사 결과를 기다리겠다’며 머뭇거린다면, 이는 명백한 직무유기이자 주민 생존권을 방치하는 행위다. 울주군은 즉시 행정대집행 절차에 착수해 중금속 폐기물을 전량 수거하고 토양을 복구해야 한다. 주민의 안전보다 앞서는 행정 절차는 무의미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