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북구의 한 구립도서관 작가 초청 강연에서 사전 공지 없이 의전 행사가 진행되자 주객전도 논란이 일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울산 북구의 한 구립도서관 작가 초청 강연에서 사전 공지 없이 의전 행사가 진행되자 주객전도 논란이 일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울산 북구의 한 구립도서관 작가 초청 강연에서 사전 안내도 없이 내빈 의전이 진행돼 논란이 일고 있다. 주민을 위한 문화행사에서 정작 참석 주민보다 내빈 소개가 앞서면서 ‘주객이 뒤바뀐 의전 관행’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북구 등에 따르면 지난달 강동바다도서관에서 열린 ‘오롯이 책에 빠지는 밤’ 첫 작가 강연에 앞서 약 15분간 별도의 의전 순서가 진행됐다.

당시 행사에는 민선 9기 출범과 맞물려 북구청장을 비롯해 북구의회 의장과 부의장 등 구의원 5명 등이 참석했다.

내빈들은 앞줄 좌석을 차지하며 내빈 소개와 축사, 기념촬영까지 찍은 뒤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 의전 행사는 사전에 공지되지 않으면서 논란이 일었다.

도서관에 비치된 배너와 포스터, 안내문자, 홈페이지 등에도 ‘개막식’ 등 별도 행사가 있다는 내용은 없었다.

특히 소규모 강연 특성상 좌석이 많지 않은 가운데 앞줄 두 줄을 ‘내빈석’으로 비워두면서 참석자들이 불편을 겪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참석자는 “행사가 끝나고 내빈들이 나가면 앞에 앉으라는 주최 측의 안내를 받았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당시 초청받은 작가는 강연시간보다 20여분 일찍 온 후 앞에서 두 번째 줄 가장 왼쪽에 앉아있었고, 내빈들은 주최 직원의 안내로 이보다 앞자리에 착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강연은 오후 3시부터 2시간가량으로 예정된 상태였다.

한 참석자는 “15분이 짧은 시간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 시간에 참석자들의 질문 두어 개나 작가가 준비한 자료 몇 장을 더 볼 수 있었다”며 “원하지 않았던 개회식 행사에 작가 강연을 들으러 온 주민들이 내빈들의 얼굴을 비추기 위한 들러리가 된 것 같아 당황스러웠다”고 지적했다.

행사 이후 참석자들의 의견을 확인하기 위한 만족도 조사조차 진행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역사회에서는 이번 일을 계기로 각종 행사에서 관례적으로 이어져 온 의전 방식을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적절한지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지훈 울산시민연대 정책국장은 “행사 전 별도의 내빈 소개 시간은 울산 전체에 관행처럼 굳어져 있어 제도적으로 쉽게 바꾸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도 “아무리 좋은 취지의 행사라도 시간·장소·상황(T.P.O) 등에 맞아야 한다. 단순히 얼굴을 비추기 위한 행사가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일을 계기로 불필요한 의전 관행을 다시 한번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행정당국은 그간 행해진 관례에 따라 주민들에게 인사하는 취지였다는 입장이다.

북구 관계자는 “지난달의 경우 6·3 지방선거 이후 새로운 민선 9기가 출범하면서 주민들에게 인사하고, 가까이 소통하고자 마련한 자리였다”며 “강동바다도서관에서 특성화 사업으로 처음 진행한 행사인 만큼 격려 차원에서 방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작가 강연 이후에는 전자기기와 거리를 두고 책과 관련된 행사를 즐기는 ‘북캉스’ 형태로 프로그램이 이어졌다”며 “다른 행사에서는 만족도 조사를 진행했는데 작가 강연 부분에서 설문조사가 누락된 것 같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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