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찾은 최근 화재가 발생한 울산 동구 방어진활어센터 내 점포의 수조와 배관 등 내부가 화마로 새까맣게 타있는 모습. 최지원 기자
24일 찾은 최근 화재가 발생한 울산 동구 방어진활어센터 내 점포의 수조와 배관 등 내부가 화마로 새까맣게 타있는 모습. 최지원 기자
24일 찾은 최근 화재가 발생한 울산 동구 방어진활어센터 내 점포의 수조와 배관 등 내부가 화마로 새까맣게 전소됐다. 최지원 기자
24일 찾은 최근 화재가 발생한 울산 동구 방어진활어센터 내 점포의 수조와 배관 등 내부가 화마로 새까맣게 전소됐다. 최지원 기자
“한 달 가지곤 안 되고 수개월은 걸리겠죠. 생계가 달린 일인데 막막할 뿐입니다.”

지난 22일 밤 화마가 덮친 울산 동구 방어진활어센터 상인들의 시간은 멈춰 섰다. 불은 꺼졌지만 건물을 언제 다시 사용할 수 있을지조차 정해지지 않은 데다 수조와 냉장고 등 생업에 필요한 집기마저 화재현장 안에 남아 있어 복구의 첫발도 떼지 못하고 있다. 추석 전 영업 재개도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분위기 속에 보험 보상과 향후 생계 지원까지 불투명해 상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4일 찾은 방어진활어센터는 전날보다 매캐한 냄새는 다소 옅어졌지만 화마가 남긴 흔적은 선명했다. 깨진 유리창이 바닥 곳곳에 흩어져 있었고 출입문과 수조, 각종 집기는 검게 그을린 채 그대로였다. 합동감식이 진행되는 동안 상인들은 통제선 밖에서 현장을 바라보거나 서로 피해 상황을 묻고 답했다.

정영숙 방어진활어센터 상인회장은 “지금 당장 철거하고 일을 시작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거쳐야 할 절차가 많다고 한다”며 “우리도 안으로 들어가지 못해 정확한 피해 상황을 모른 채 기다리고 있다. 한 달 가지고는 안 되고 몇 개월은 걸리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상인들이 원하는 것도 임시영업장보다는 기존 센터의 신속한 복구다. 울산시와 동구가 임시영업장 마련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활어 판매는 수조와 전기, 급배수 시설 등이 필요하고 기존 장비 상당수도 화재현장에 남아 있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정 회장은 “임시로 장사한다는 게 말은 쉽지만 현실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 너무 많다”고 했다.

복구가 지연될수록 상인들의 생계 공백도 길어진다. 화재 전 센터에서는 57개 점포가 영업 중이었고 상당수는 1인 점포 형태로 운영됐다.

정 회장은 “요즘 장사가 안돼 평일 매출을 이야기하기도 어렵다. 주말이 조금 낫지만 일주일에 30만원 정도, 한 달에 100만원이 조금 넘는 수준”이라며 “그마저도 이제 끊겼다”고 토로했다.

수족관 속 활어와 냉장·수조시설 등 재산 피해에 대한 보상 범위도 아직 불확실하다.

한 상인은 “구청에서 건물 대상으로 든 보험도 있고 각자 가입한 보험도 있지만 어디까지 보상받을 수 있는지 아직 모른다”며 “죽은 고기들까지 보상이 되면 좋겠는데 안 된다는 말도 있어 막막하다”고 말했다.

영업 중단이 수개월 이어질 경우 추석 대목을 놓치는 것은 물론 매출 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밖에 없다.

상인들이 답답한 점은 복구 방식과 행정 지원 역시 당장 확정할 수 없다는 점이다.

방어진활어센터는 울산시가 아닌 동구 소유 건물이다. 동구는 우선 화재 피해를 입은 건물을 리모델링해 다시 사용할 수 있는지, 아니면 기존 건물을 철거한 뒤 새로 지어야 하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울산시 관계자는 “건물이 동구청 소유이기 때문에 우선 정밀안전진단 결과를 봐야 한다”며 “완전히 사용할 수 없어 철거 후 다시 지어야 할 경우 사업비가 많이 들 수밖에 없고, 동구 재정 여건상 자체 부담이 어려워 시에 보조금을 요청하면 일정 부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피해복구 계획이 나오기까지는 적어도 이달 말까지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동구는 오는 28일까지 피해상황 조사를 진행하고 31일까지 시설물 구조안전진단을 마칠 계획이다. 구조안전진단 결과가 나와야 부분 보수가 가능한지, 대규모 개·보수나 재건축에 들어가야 하는지 판단할 수 있고 이를 토대로 전체 피해액과 복구 사업비도 산정할 수 있다.

울산시 역시 동구의 피해액과 복구비 산정이 끝난 뒤 구체적인 지원 규모를 검토할 방침이다. 피해액이 확정되면 동구가 울산시를 거쳐 행정안전부에 특별교부세를 신청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김상욱 울산시장이 24일 최근 화재가 발생한 울산 동구 방어진활어센터 현장을 방문해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최지원 기자
김상욱 울산시장이 24일 최근 화재가 발생한 울산 동구 방어진활어센터 현장을 방문해 피해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최지원 기자
이날 현장을 찾은 김상욱 울산시장에게도 상인들은 “빨리 복구하는 게 최선”이라며 조속한 정상화를 호소했다.

김 시장은 “지금 중요한 것은 속도”라며 “복구에 필요한 비용이 부족할 경우 보조금 신청 등 필요한 절차를 빠르게 밟아주면 시에서도 할 수 있는 역할을 신속하게 움직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2일 동구 방어진활어센터에서 오후 10시 43분께 화재가 발생, 전체 62개 점포 가운데 33곳이 전소되고 29곳이 반소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과 소방,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24일 합동감식을 실시했으며 13~15번 점포 인근 천장 부근에서 최초 연기와 화염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발화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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