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남부경찰서 전경.
울산남부경찰서 전경.
울산 남구의 한 대단지 아파트에서 동대표 당선자의 ‘허위 이력’ 논란이 불거져 주민들 간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이웃을 위한 봉사와 헌신이 요구되는 동대표 선거가 과도한 견제와 사적 갈등으로 번지면서 아파트 자치의 본래 취지마저 흐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24일 울산남부경찰서와 해당 아파트 관계자에 따르면 남구 신정동의 한 아파트 입주민 A씨는 최근 동대표로 당선된 B씨를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B씨가 내세운 해외 회사 근무 이력이 허위라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사건을 수사한 경찰은 B씨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형법상 업무방해죄가 성립하려면 보호해야 할 업무가 있어야 하는데, 대법원 판례상 아파트 동대표 선거 등 주민자치 활동은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경찰 관계자는 “B씨가 수사 과정에서 경력 관련 서류를 보여주긴 했지만 정식 제출은 거부해 진위를 공식적으로 가리지는 못했다”면서도 “애초에 아파트 자치 선거는 형법상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에 부합하지 않아 무혐의로 종결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동대표 이력을 놓고 주민들 간 경찰 고소까지 번지는 사태가 발생한 가운데, B씨는 대표직을 사퇴한 상태다. 하지만 A씨는 B씨의 허위 이력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으며 경찰 수사 결과 또한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A씨는 “근무 이력에 대한 경력증명서를 제출하면 되는데, 현재 선거관리위원장을 맡고 있는 내게 보여주지 않고 있다”며 “또한 당시 선관위원장과 관리소장이 B씨의 경력증명서를 확인했다지만, 허위 이력을 덮어주기 위해 같이 공모한 것으로 의심된다. 이분들 역시 현재 직을 내려놓은 상태다. 진실을 밝혀서 법적이나 도덕적으로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B씨는 해외 근무 이력이 허위가 아니며 이웃 간 얼굴을 붉히며 시끄럽게 살고 싶지 않기 때문에 대표직을 사퇴했다고 토로했다.

그는 “A씨가 기존 동대표를 오래 맡아왔는데, 내가 동대표 입후보 내기도 전부터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왜 출마하냐고 나를 저격했다”며 “당선 이후에도 내 개인정보가 담긴 입후보 서류를 들고 주민들에게 보여주고 다녔다. 그런 분에게 내 정보가 담긴 서류를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또한 당선 이후 선거관리위원장에게 경력을 증빙했으며, 경찰 조사에도 서류를 보여줬다”고 반박했다.

전문가는 정부와 지자체의 아파트 관리 역할이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대한주택관리사협회 신명철 울산시회장은 “만약 허위 이력이 기재됐다면 해당 아파트 선거 규정에 따라 당선 무효가 될 수도 있다”며 “동대표는 권한은 많은데 책임은 적다는 문제도 있다. 관리 감독 등이 잘 이뤄져야 하지만 지자체는 소극적이고, 공동주택 소관 부서인 국토부는 아파트 관리 담당 전문가 조차 없다. 아파트 관리는 방치된 수준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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