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어제 서울 국회에서 여야 지역 국회의원들과 함께 ‘도심융합특구 특별법 개정 토론회’를 열고 공동캠퍼스 구성을 위한 법적 근거 마련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고등교육 인프라 부족이라는 울산의 해묵은 구조적 난제를 풀고, 청년 인재가 울산에서 배우고 일하며 정착하는 선순환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뜻깊은 공론의 장이었다.
울산이 직면한 청년 인구 유출 문제는 이미 한계 수위에 도달했다. 지역 제조업이 AI를 기반으로 한 산업 대전환을 숨가쁘게 진행하고 있지만, 정작 이를 뒷받침할 고급 R&D 인력과 융합형 인재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청년들은 대학 진학을 위해 수도권으로 떠나고, 지역 기업은 구인난을 호소하는 악순환이 고착화되어 왔다.
이러한 문제를 단숨에 돌파할 대안이 바로 도심융합특구 내 ‘공동캠퍼스’다. KTX역세권융합지구와 다운혁신융합지구에 국내외 유수 대학과 외국교육기관, 연구기관을 집적해 강의실과 연구 인프라를 공유하는 방식은 개별 대학 유치에 따르는 막대한 재정·부지 부담을 덜어준다. 동시에 현대자동차와 삼성SDI 등 지역 앵커 기업의 양산 현장과 직결된 맞춤형 산학 연구를 수행할 수 있어 교육과 취업, 정주가 하나로 이어지는 강력한 청년 혁신 거점이 될 수 있다.
문제는 제도적 뒷받침이다. 현행 「도심융합특구 조성 및 육성에 관한 특별법」에는 대학과 연구기관의 공동캠퍼스 설립·운영 및 부지·시설비 재정 지원을 위한 특례 조항이 없다. 이를 담아 지난 4월 발의한 개정안(제32조의2 신설)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한다면, 울산시의 구상은 공염불에 그칠 수밖에 없다.
어제 토론회에서는 세종시가 행복도시특별법에 근거해 공동 캠퍼스를 안착시키고 다수 대학을 유치해 낸 선례를 주목했다. 울산 역시 법 개정을 통해 파격적인 국비 지원과 임대료 감면, 세제 혜택의 길을 신속히 열어주어야 대학과 청년의 발길을 끌어당길 수 있다는 것이다.
토론회에서 여야가 한목소리를 낸 만큼, 이제는 국회가 신속한 법안 심사와 통과로 응답해야 한다. 국토교통부와 교육부 등 관계 부처 역시 부처 간 칸막이를 걷어내고 적극적인 행·재정 지원책 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다. ‘청년이 머무는 울산, 미래를 선도하는 산업 수도’로 도약하기 위한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국회와 정부의 과감하고 속도감 있는 입법 결단을 촉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