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울산시에 따르면 지난해 초부터 ‘디지털로 만든 열린 울산, 외벽 영상(미디어파사드)’라는 이름으로 남구 태화강역 광장에 대형 미디어파사드 설치를 추진했다. 오는 2028년 국제정원박람회 개최와 트램·KTX 개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울산의 대표 관문인 태화강역을 찾는 방문객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겠다는 구상이었다.
총 사업비는 83억원으로 10m 높이 구조물 위에 가로 30m 세로 9m의 크기의 초대형 LED 디스플레이 설치가 검토됐다. 지난해 설계를 마치고 올해 착공을 거쳐 운영에 들어간다는 일정도 제시됐다.
이 사업은 기존 시청 본관 건물 외벽에 디스플레이를 설치하는 방안으로 검토됐지만, 조망점과 조망거리 등 한계가 지적되며 태화강역으로 변경됐다. 그러나 이마저도 태화강역 역사는 층고가 낮고 건물 표면에 굴곡이 있어서 건물 자체를 배경으로 활용하기 어려웠고, 결국 시는 광장 입구에 거대한 기둥 형태의 별도 구조물을 세우고 대형 전광판을 얹어 영상을 표출하는 방식으로 가닥을 잡고 설계를 진행해 왔다.
그러나 최근 태화강역 복합환승센터 건립안이 국가계획으로 승인되면서 사업은 전면 보류됐다. 광장 입구를 거대한 구조물로 막아 미디어파사드를 설치할 경우, 추후 복합환승센터 건립 계획에 따라 기존 시설물을 모두 철거할 수도 있는 문제가 지적됐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7월 김상욱 울산시장직 인수위원회 역시 국가계획 반영 전 이미 사업 추진 보류를 제안하기도 했다.
사업이 보류되면서 지난해 약 1억원을 들여 진행한 관련 기본·실시설계 용역은 사실상 매몰 비용으로 처리됐으며, 용역비를 제외한 예산 82억원 또한 모두 반납될 전망이다.
김지훈 울산시민연대 정책국장은 “기획 단계부터 위치 선정 등 적절성 검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측면이 크다”라며 “용역비가 매몰 비용으로 전락해 아깝긴 하지만 80억원에 달하는 사업비와 이후에 들어갈 운영비, 콘텐츠 수급 문제 등을 생각하면 지금이라도 멈춘 것이 더 큰 예산 낭비를 막은 셈”이라고 말했다.
울산시는 미디어파사드 사업 자체가 완전히 중단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사업 자체를 포기하는 게 아니고 더 합리적인 방법을 찾는 것”이라며 “복합환승센터 기본계획 수립 시 미디어파사드 설치 등을 검토한다면 중복 투자를 막고 더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태화강역 복합환승센터는 2033년까지 태화강역 일원 2만㎡ 부지에 연면적 20만㎡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철도와 버스 등 교통수단을 잇고, 상업·문화·숙박 시설을 결합하는 형태로 사업비는 국비와 시비 각 415억원, 민간자본 7,470억원 등 8,300억원으로 추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