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아 뉴스룸 차장
김상아 뉴스룸 차장

 "이 정도 안이면 찬반투표에 붙여 의사를 물어봐야 하는 것 아닌가요?"

 최근 HD현대중공업 현장의 목소리다. 회사가 3차 제시안까지 내놓자 현장 분위기는 확연히 동요하고 있다. 역대 최고 수준의 격려금·성과금이 포함된 이번 안을 두고 "이제는 실리를 챙길 때"라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지만, 노조 집행부는 "호황이니 무조건 더 내놓으라"며 기존 구호만 되풀이하고 있다.

 조선업 회복세 속에 회사는 첫 제시안부터 파격적인 안을 제시했다. 그간 습관처럼 반복되어 온 '기계적 부결'의 고리를 끊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셈이다. 반면 노조 집행부는 타 반도체에서 발단이 된 '영업이익 30% 성과금' 프레임에 갇혀 현실과 떨어진 요구를 고집하고 있다. 시장의 흐름과 현장의 요구를 세밀하게 살펴 실리를 취해야 할 교섭이, 집행부의 '안 되면 말고'식 요구에 방향을 잃었다. 명백한 상황 판단 미스다.

 특히 동종사 한화오션의 교섭 제시안이 공개되면서 집행부의 셈법은 완전히 꼬였다. 한화오션보다 2배 가까이 높은 파격적 보상안을 손에 쥐고도 '무조건 불수용'을 외치는 명분은 갈수록 힘을 잃고 있다. 현장의 기류를 읽지 못한 채 자신들이 만든 가이드라인에 매몰된 전략적 오판이다.

 수주 호황이라는 기회의 창이 언제까지나 열려 있지는 않는다. 치열한 글로벌 경쟁 속에서 호황의 과실을 실리적으로 챙길 골든타임은 지금도 흘러가고 있다. 노조 집행부가 명분 없는 고집으로 조합원의 실익을 차버린 '반면교사의 케이스'로 남지 않기를 바란다. 지금 집행부에 필요한 것은 명분이 아닌 실사구시(實事求是)의 결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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