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항만공사(UPA, 사장 변재영)는 북극(북서)항로를 통과한 티버보그(TiberBorg)호가 지난 22일 울산 남신항에 기항한 뒤 이튿날 출항했다고 26일 밝혔다.
티버보그호(1만4,695t급)는 네덜란드 해운선사 로열 바겐보그(Royal Wagenborg) 소속 다목적 화물선이다. 지난달 9일 캐나다 트루아 리비에르항을 출발해 북서항로를 거쳐 40여 일 만에 울산항에 도착했다. 이 배는 기타광석 1만2,000t을 싣고 왔으며, 화물은 울산 지역 제련기업인 L사가 들여온 것이다. 티버보그호는 하역과 동시에 저유황 선박연료 230t을 공급받았다.
이번 기항은 지난 8일에 이어 올해 두 번째다. 지난해에는 북서항로 통과 선박 1척이 울산항에 기항했다. 올해는 티버보그호를 포함해 최대 4척이 울산항에 들러 급유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서항로(NWP)는 캐나다 북극 제도를 가로질러 대서양과 태평양을 잇는 최단 해상 항로다. 캐나다 동부에서 울산까지 총 운항거리는 1만3,500㎞로, 파나마 운하를 거치는 기존 항로(2만1,000㎞)보다 약 7,500㎞(35.7%) 짧다.
북서항로가 주목받는 데는 국제 정세도 영향을 미쳤다. 러시아 연안을 지나는 북동항로는 대러 제재로 현재 이용이 어려운 상황이다. 캐나다 등 북미 동안에서 출발하는 화물은 거리상으로도 북서항로가 더 유리하다. 울산항으로 들어오는 캐나다발 화물은 펄프가 주를 이루고, 구리 등 광물도 일부 들어온다.
다만 북서항로는 수역이 좁고 항로 개척이 덜 돼 운항 난이도가 높은 편이다. 이 항로에는 얼음을 깨며 나아가는 쇄빙선이 아닌, 얼음과의 충돌과 저온에 견디도록 설계된 내빙선이 투입된다. 항로 선택도 화주가 아닌 선사가 직접 결정한다.
울산항만공사 관계자는 “시험운항이 아닌 상업운항”이라며 “선사를 계속 설득해 북극항로 선박이 울산항을 이용하도록 유치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울산항은 최근 10년간 국내 항만 가운데 가장 많은 18회(북동항로 5회, 북서항로 13회)의 북극항로 운항선박 기항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울산항만공사는 지난 8월 로열 바겐보그, 한국해양진흥공사와 북극항로 활성화 업무협약을 맺었다. 협약에 따라 바겐보그로부터 북서항로 운항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받아 국내 운항 매뉴얼을 만들 계획이다. 로열 바겐보그는 2025년 기준 북서항로 상업 화물운송 실적이 48회로 세계에서 가장 많다.
변재영 사장은 “이번 기항과 선박연료 공급은 북극항로 운항선박에 대한 울산항의 경쟁력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앞으로도 북극항로 운항선박의 울산항 이용을 확대하고, 북극항로 거점항만으로서 기반을 다져나가겠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