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인구 지표에 대한 반가운 신호와 뼈아픈 경고음이 동시에 울렸다. 최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6년 7월 인구동향’을 보니 지난 7월 울산의 출생아 수는 전년 동월 대비 13.8% 늘어난 543명을 기록했다. 조출생률 역시 5.9명으로 특·광역시 중 상위권을 차지했으며, 4월 이후 넉 달 연속 출생아가 사망자를 웃도는 자연증가세를 이어갔다. 혼인 건수도 늘고 이혼은 줄어드는 등, 7개 특·광역시 중 서울과 울산만이 누적 자연증가를 기록할 만큼 출산·가정 지표는 뚜렷한 반등 곡선을 그리고 있다. 수년간 이어진 인구 자연감소의 늪에서 벗어날 발판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성과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러한 출생 반등의 온기는 시 외곽으로 빠져나가는 거센 ‘탈울산’ 행렬에 묻혀 빛을 잃고 있다. 함께 발표된 ‘2026년 8월 국내인구이동통계’에 따르면 지난달에만 울산의 순유출 인구는 413명이었다.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순유출은 어느덧 열 달째 이어지고 있으며, 올해 1~8월 누적 순유출 규모만 약 5,700명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00명 이상 늘어난 수치다. 태어나는 아이가 늘어 생긴 자연 증가 인구가, 매달 수백 명씩 빠져나가는 전출 인구 탓에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격으로 허망하게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인구 자연 증가가 실질적인 지역 인구 회복으로 연결되지 못하는 현상은 울산의 미래에 구조적 위기가 닥쳤음을 방증한다. 정주 여건과 일자리, 교육·문화 인프라가 청년층과 젊은 부모들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한다면 아무리 출산 지원책을 쏟아붓더라도 유출의 고리를 끊어낼 수 없다. 특히 주력 산업의 고용 창출력 둔화와 신성장 동력 부재, 수도권 및 인근 광역 도시로의 유출 압력을 방치한다면, 지금의 출생아 증가세마저 일시적 착시에 그칠 공산이 크다.
지방정부는 이제 출산 장려 일변도의 단편적 정책에서 벗어나야 한다. 출생·혼인 반등 흐름이 꺾이지 않도록 지원을 이어가되, 핵심은 ‘어떻게 울산에 머물게 할 것인가’에 맞춰져야 한다. 청년층이 선호하는 양질의 미래형 일자리를 적극 유치하고, 아이를 낳아 대학까지 믿고 키울 수 있는 교육 환경 및 정주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탈울산’을 막아설 울산시와 유관기관의 정교하고도 강력한 특단의 종합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