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식 울산교육감이 최근 UNIST 부설 영재학교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 ‘과학영재학교 공모’ 참여를 공식 선언했다. ‘학교 서열화 방지’를 주장해 온 조 교육감의 결단은 ‘미래 이공계 인재 유출을 막고, 지역 교육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는 시민사회의 절박한 요구를 수용한 것이었다.
조 교육감의 결단에 대해 22대 국회에서 ‘UNIST 산하 과학기술영재학교 설립 근거’를 담은 울산과학기술원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해 통과시킨 김기현 의원이 최근 환영의 뜻을 전하면서 적극 협력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추구하는 ‘정치적 가치’의 대척점에 서 있는 조 교육감과 김 의원이 지역 사회를 위해 한배를 탄 것은 영재학교 유치가 ‘산업수도’를 넘어 ‘미래 첨단 AI 수도’로 도약하려는 울산의 백년대계를 좌우할 핵심 성장판을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공모 마감일이 코앞으로 다가왔고, 냉정히 짚어봐야 할 쟁점과 과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가장 큰 걸림돌은 울산교육청의 ‘추진 방식’에서 오는 구조적 약점이다. 강력한 경쟁 상대인 경남은 이미 인프라를 갖춘 기존 경남과학고를 영재학교로 전환하는 카드를 앞세워 정부의 개교 목표 시점인 2029년 3월을 맞추겠다는 전략을 펴고 있다. 반면 울산교육청은 지역 학생들의 이공계 진학 문호를 보장하기 위해 기존 울산과학고를 유지하고, 울산미용예술고 등 유휴 부지를 활용한 ‘신설 대체’ 방식으로 추진하고 있다.
일정도 문제다. 김 의원이 지적했듯, 정부가 요구하는 개교 시점은 2029년 3월인 반면 울산미용예술고의 통합 완료 시점은 2031년 3월로 2년의 격차가 발생한다. 이를 극복할 모듈러 교사 활용이나 임시 개교 방안 등 설득력 있고 촘촘한 행정 로드맵이 제시되어야 한다.
출발이 늦었던 만큼 울산은 두 배, 세 배의 속도와 치밀함을 보여야 한다. 특히, 울산시와 시의회의 전폭적이고 과감한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신설 방식에 따르는 막대한 인프라 구축비와 지속적인 운영비를 감당하기 위해선 지자체 차원의 파격적인 예산 매칭 확약이 필수적이다. 울산의 앵커기업들과 UNIST의 첨단 R&D 인프라를 연결하는 ‘산·학·연 일체형 교육 모델’도 부각시켜야 한다.
이제는 울산시와 시의회, 여야를 초월한 지역 정치권, 산업계, 시민사회가 원팀으로 뭉쳐 총력전을 펼쳐야 할 때다. 울산의 모든 역량을 하나로 모아 반드시 영재학교 공모 선정을 이끌어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