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공동체를 이끌어가는 근원 중 하나로 우리 고유의 전통문화인 향약을 들 수 있다. 향약은 지역민들이 향촌 질서를 스스로 운영하고 상부상조를 확산시킴으로써 주민의 삶을 풍족하게 해 온 공동체 의식의 원류다.
과거의 향약은 현대의 주민자치회와 비교 가능하다. 주민자치회는 풀뿌리 주민자치를 구현하고 지역사회의 질서를 유지하며 주민 참여를 실질화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향약과 주민자치회 모두 지역 특성에 맞춘 자치 활동을 통해 공동체 의식을 함양하고 구성원 간 신뢰를 쌓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엇비슷한 제도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정치와 행정은 중앙정부와 국회를 중심으로 이뤄져 국민들은 정부와 국회의원의 말과 행동에 기댈 수 밖에 없었다. 최근 이러한 중앙 정치의 틀에서 벗어나 국민 스스로 지역에서 목소리를 높이고 주민자치회가 중심이 된 마을의 생활정치, 즉 주민자치를 활성화하려는 움직임이 눈에 띈다.
2000년부터 전국의 읍면동 단위에서 주민자치위원회가 설치됐으나 실질적인 주민자치와 거리가 멀다는 비판 속에 2013년부터 주민에게 실질적 자치의 권한을 부여하자는 주민자치회가 탄생해 운영되기 시작했다. 현재는 전국 3,562개 읍면동 중 46%인 1,642개 지역에서 주민자치회가 운영중이다.
기존 주민자치위원회는 읍면동장의 자문역할과 주민센터 프로그램 운영 기능만 수행하며 행정의 보조역할에 머물렀으나 주민자치회는 마을계획 수립과 주민총회 개최 등 다양한 주민자치 활동을 할 수 있어 주민 대표조직으로 발전해 가고 있다.
북구에서는 2013년 농소3동이 주민자치회로 전환한 이래 2020년 농소1동을 포함한 3개 동, 2021년에는 염포동까지 8개 동 모두가 주민자치회로 전환했다. 울산 유일의 전 동 주민자치회 운영이라는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주민 참여를 위한 조례 정비와 주민자치센터 민간위탁 운영, 주민참여예산 특별분과위원회 설치 등 활성화 기반이 마련됐고, 주민총회 개최와 마을의제 사업 발굴 및 실시 등 주민이 직접 참여해 활동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도 갖춰졌다. 이러한 노력과 협치 속에서 북구의 주민자치회는 정착기에 접어 들었다.
올해는 8개 동 주민자치회에서 개최한 주민총회에 약 1만명의 주민이 참여해 30여건의 자치계획사업을 발굴하는 등 활동 폭을 넓혀가고 있으며, 자생력 확보를 위해 주민참여와 특화 사업 발굴 방안도 적극 모색하고 있다.
또 하반기에는 관련법 개정을 비롯해 중앙정부의 주민자치 강화 계획과 연계해 실질적 주민자치시대를 위한 활성화 방안도 준비중이다.
지역은 우리 스스로 발전시켜 나간다는 주인의식과 자생력 확보를 통한 자립형 주민자치, 지역민들이 품앗이하는 마음으로 함께 만들어 가는 공동체형 주민자치, 다양한 사업을 위한 각계각층의 적극적 동참을 통한 소통형 주민자치가 앞으로 우리 구가 나아가야 할 북구형 주민자치의 목표다.
우리의 전통문화를 이어 가려는 끊임없는 노력 덕분에 전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는 지금의 K-컬쳐가 탄생할 수 있었다. 전통을 그저 오래된 것이라 치부할 수는 없다는 말이다.
예로부터 이어져 온 공동체 문화는 지금의 대한민국을 이끄는 주된 원동력이다. 주민자치의 성공적 정착을 위해서는 과거부터 이어져 온 우리 전통의 공동체 문화를 적재적소에 적용할 필요가 있다.
주민 스스로가 지역에 대한 애착과 관심을 갖고, 주인의식을 바탕으로 지역사회 활동에 적극 동참하며, 민관의 소통과 협치가 더해질 때 주민자치는 더욱 활성화될 것이다.
무엇보다 구민 스스로 울산 유일의 주민자치회에 대한 자긍심을 바탕으로 북구형 주민자치를 만들어 나간다면 '혁신으로 도약하는, 주민중심 행복북구'를 보다 앞당김은 물론, 울산을 넘어 전국적인 모범사례로 확산해 나갈 것이라 확신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