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경 옥현중 교사
김효경 옥현중 교사

우리 가족은 주말이면 늘 문수 축구경기장이나 동천체육관으로 향한다. 축구나 농구를 하러 가는 것이 아니라 경기를 관람하러 간다. 아이들은 스포츠 관람을 즐기는 엄마, 아빠의 영향을 받아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경기장을 찾았고, 지금도 주말이면 당연하다는 듯 경기 일정을 확인한다. 울산에서 열리는 홈경기는 물론, 시간과 여건이 허락하면 1박 2일이나 당일 일정으로 다른 지역 원정 경기까지 보러 다닌다. 다른 지역에 갈 때는 주변 관광지와 맛집을 찾으며 소중한 추억을 더한다.

 

우리 가족에게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상이지만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사뭇 다르다. 가족 모두가 같은 취미를 즐기는 모습이 신기하다며 부러워하기도 하고, 어떻게 가족의 관심사가 그렇게 같을 수 있느냐며 비결을 묻기도 한다.

돌이켜 보면 아이들이 아주 어릴 때부터 부모와 함께 경기장을 찾았으니, 스포츠 관람은 어느새 우리 가족의 일상이자 소통 방식이 된 셈이다. 우리 가족이 이토록 경기장을 자주 찾는 이유는 경기장이라는 공간이 단순히 승패를 겨루는 장소를 넘어, 다채로운 즐거움이 넘치는 ‘문화 축제의 장’이기 때문이다.

경기장에는 즐길 거리가 무궁무진하다. 장외 광장에서는 신나는 체험 이벤트와 풋살 체험존이 열리고, 맛있는 푸드트럭 먹거리와 설렘 가득한 경품 추첨까지 펼쳐진다. 또한, 눈과 귀를 사로잡는 특별 공연이 가득하다. 하프타임에는 인기 가수의 축하 공연이나 캐릭터 마스코트의 퍼포먼스가 이어져 즐거움을 더한다. 여기에 가족 친화적인 문화와 혜택도 마련되어 있다. 어린이나 학생을 동반한 가족 맞춤형 참여 프로그램은 물론, 다자녀 할인이나 학생 할인 혜택이 잘 갖추어져 있어 부담 없이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다.

10월 15일은 ‘스포츠의 날’이다. 보통 스포츠라고 하면 학교 운동장에서 땀 흘리며 체육활동을 하는 모습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들듯, 책상 앞을 벗어나 친구들과 축구, 농구, 야구를 즐기며 협동심과 스포츠맨십을 기르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직접 몸으로 뛰는 즐거움뿐만 아니라, ‘함께 관람하고 즐기는 문화로서의 스포츠’를 알려주는 것은 어떨까?

스포츠는 학교 울타리 안에서만 배우는 것이 아니다. 가족과 함께 경기장을 찾아 함성을 지르고 응원하는 과정 전체가 살아있는 배움터가 된다. 직접 뛰는 스포츠도 값지지만, 친구나 가족과 함께 경기를 보고, 특정 선수를 응원하며, 경기장의 다양한 이벤트를 즐기고, 돌아오는 길에 경기 내용을 소통하는 것까지 모두 일상 속 스포츠 문화다.

특히 우리 울산에는 K리그를 대표하는 ‘울산 HD FC’와 프로농구의 명가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라는 자랑스러운 지역 연고 프로 스포츠팀이 있다. 학교에서 스포츠의 기본을 배운 학생들이 주말에 가족과 함께 경기장을 찾아 지역 프로팀을 응원하고 문화 이벤트를 경험하는 것, 그리고 집으로 돌아와 그날의 감동을 이야기 나누는 것 자체가 최고의 생활교육이다.

이러한 지역 스포츠 자원을 활용한 관람 경험은 울산 교육이 추진하는 ‘지역과 학교가 함께 성장하는 교육’의 훌륭한 실천 모델이 된다. 지역의 스포츠 인프라가 학생들에게 넓은 배움터가 되어주고, 학생과 시민의 응원이 지역 프로팀과 지역사회에 활력을 불어넣기 때문이다.

스포츠 관람이 주는 교육적 효과는 명확하다.

첫째, 공감과 화합의 장이 된다. 온 가족이 하나의 팀을 목청 높여 응원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대화가 피어나고 정서적 유대감이 한층 깊어진다.

둘째, 민주시민 의식을 함양할 수 있다. 치열한 승부 속에서도 경기 규칙을 엄격히 준수하고, 상대 팀과 선수를 존중하는 스포츠맨십을 직관하며 공정한 경쟁의 가치를 체득한다.

셋째, 지역에 대한 자부심과 애향심이 깊어진다. 울산이라는 이름을 달고 뛰는 선수들을 응원하면서 ‘울산의 학생’이자 ‘울산 시민’으로서의 정체성과 자부심을 자연스럽게 가지게 된다.

나와 남편은 주말마다 아이들의 손을 잡고 경기장으로 간다. 맛있는 간식을 나누어 먹고 응원가를 따라 부르며, 경기 후 돌아오는 차 안에서 “오늘 경기 어땠어?” 하고 대화를 시작한다. 이처럼 스포츠는 학생의 신체적 건강뿐만 아니라 정서와 관계, 문화적 경험의 지평을 넓혀주는 소중한 교육적 자원이다.

아이들에게 스포츠의 참된 가치를 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복잡한 설명 대신, 함께 경기장 문을 열고 들어가는 그 한 걸음일지도 모른다.

김효경 옥현중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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