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오토모티브 울산공장 현장. 울산매일 포토뱅크
DN오토모티브 울산공장 현장. 울산매일 포토뱅크

▷속보= 이재명 대통령이 울산 자동차 배터리 제조업체인 DN오토모티브의 노동자 납중독 은폐 및 강제 중금속 배출주사 의혹(본지 2026년 2월 26일자 7면 등 보도)과 관련해 철저한 조사와 엄중한 조치를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노동자들에게 ‘비타민 주사’로 속여 중금속 배출주사를 투약했다는 의혹을 “중대한 인권침해”로 규정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12일 브리핑을 통해 이 대통령이 DN오토모티브 울산공장의 노동자 건강권 침해 의혹에 대해 이같이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생산 과정에서 기준치의 5배가 넘는 납이 검출됐음에도 해당 공장이 노동자들의 건강을 해치는 꼼수를 동원해 작업환경 측정 평가를 통과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동자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해야 할 기업이 부작용 위험을 숨긴 채 노동자들에게 주사를 맞게 하고 유해물질을 은폐한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중대한 인권침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당 사업장의 유해물질 노출 실태와 주사 투약 경위, 건강검진 결과 은폐 여부 등을 철저히 조사하고 위법 사항이 발견될 경우 법에 따라 엄중히 조치할 것을 고용노동부 등에 주문했다.

앞서 금속노조 울산지부(노조)는 지난 2월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DN오토모티브 울산공장 노동자 대다수가 혈액 내 중금속 이상 수치를 의미하는 질병코드 ‘R78.7’ 소견을 받아 ‘납중독’인 상태라고 주장했다.

실제 노조가 밝힌 2023년 건강진단 결과에서는 노동자 3명의 혈중 납 농도가 각각 30.9㎍/㎗, 31.9㎍/㎗, 30.4㎍/㎗로 검출돼 사후관리 대상으로 분류되기도 했다. 노조가 2022년부터 2025년까지 노동자 110여명의 특수건강진단표를 분석한 결과 평균 혈중 납 농도는 15㎍/㎗에 달했다. 일반 성인 평균치는 1.44㎍/㎗이다.

특히 노조는 “당시 회사가 정식 특수검진 전 노동자들의 혈중 납 수치를 낮추기 위해 체내 중금속 배출을 촉진하는 ‘킬레이션 주사’를 비타민 주사라고 속여 투약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지난 4월 안전보건공단이 DN오토모티브 울산공장 안의 납 농도를 측정한 결과 일부 지점에서 공기 중 납 농도가 ‘기준치의 5배’를 넘기기도 했다.

노조는 최초 문제 제기 이후에도 여전히 현장 상황이 달라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노조 관계자는 본지에 “지난 2월 25일 최초 기자회견 당시나 현재인 10월 12일이나 여전히 울산공장 작업환경에 변화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회사는 정식 특수건강진단 검사 전 별도의 혈액검사를 통해 납 수치가 높게 나온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비타민 주사라 속이며 킬레이션 주사를 네 차례 맞힐지, 다섯 차례 맞힐지를 결정했다. 노동자들은 아무것도 모른 채 회사에 이용당한 것”이라고 말했다.

납은 인체에 축적될 경우 신장 손상과 고혈압 등 심혈관계 질환, 인지기능 저하 등을 유발할 수 있는 유해 중금속이다. DN오토모티브 울산공장은 납 등 유해물질을 취급하는 사업장으로, 관련 노동자들은 정기적인 특수건강진단 대상에 해당한다.

이 때문에 미국 직업환경의학회(ACOEM)는 노동자의 혈중 납 농도를 10㎍/㎗ 미만으로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논란이 대통령의 엄중조사 지시로 이어지자 회사 측도 공식 사과 입장문을 발표했다.

김인환 DN오토모티브 대표이사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울산공장의 작업환경 및 보건관리 사안으로 국민 여러분과 임직원분들께 깊은 심려를 끼쳐드린 점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며 “현재 진행 중이거나 향후 실시될 정부 기관의 조사, 전문가의 건강검진, 안전보건진단, 역학조사 등 모든 절차에 철저하고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또 “그 결과에 따라 회사가 책임져야 할 부분이 있다면 어떠한 회피 없이 엄중히 책임을 지겠다”며 “노동조합과 정부, 전문가 그룹과 협력해 공장 내 작업환경을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신속히 이행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은 지난 3월 23일부터 4월 17일까지 DN오토모티브 울산공장 정밀 감독을 실시한 결과 사법처리 절차 68건 포함 총 88건의 위반사항을 적발했다.

당시 지청은 노동자들이 특수건강진단 전에 받은 ‘킬레이션 주사’가 진단 결과의 정확성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으며, 회사에 모두 4,620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내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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