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회 오영수문학상 수상자인 소설가 하성란이 지난 1일 울주군 오영수문학관을 찾아 소설을 읽고 쓰는 일의 의미와 문학이 지닌 위로의 힘을 이야기했다.
울주문화재단이 마련한 명사초청특강에서 하 작가는 ‘단 한 사람, 소설을 읽고 쓴다는 것’을 주제로 자신의 창작 경험과 문학에 대한 생각을 풀어냈다.
강연은 울산과의 인연을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하 작가는 어린 시절 아버지가 울산에 거주하며, 유명 빵집 ‘파란풍차’에 꽃을 납품했으며, 자신도 방학이면 울산을 자주 찾았다고 회상했다.
이날 하 작가는 ‘우리는 왜 읽고 쓰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에서 뒤늦게 시 쓰기를 배우는 양미자가 죽은 소녀의 고통을 마주하고 ‘아네스의 노래’를 완성하는 과정을 사례로 들었다. 글쓰기가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데서 출발하지만, 이전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던 타인의 삶을 이해하는 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미국 소설가 루시아 벌린의 작품을 소개하며, 글쓰기가 자신과 타인의 삶을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자신의 이야기를 쓰는 데 주저하지 말라는 조언도 이어졌다. 하 작가는 “소설은 내 이야기”라며 자신의 경험에서 출발한 이야기도 글을 쓰는 과정에서 객관화되고 타인의 삶을 이해하는 이야기로 확장된다고 말했다.
소설 창작에서는 덜어내는 과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쓰고 싶은 이야기가 많더라도 불필요한 문장을 걷어내야 남겨진 문장 사이의 행간에 새로운 의미가 생긴다는 것이다.
글쓰기 습관에 대해서는 매일 소설을 쓰지는 않지만 늘 어떤 이야기를 쓸 것인지 생각한다고 밝혔다. 작품을 시작하기 전 첫 문장과 마지막 문장을 구상하며, 그림을 보고 묘사하는 연습도 글쓰기 실력을 기르는 방법으로 추천했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창작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지 않다면서도 직접 활용해 만족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하 작가는 “글을 쓰는 삶을 선택해 지금까지 살아왔다는 것이 행복하다”라며 “밥을 먹듯 늘 소설에 대해 생각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한 삶”이라고 전했다.
1996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하성란은 2008년 단편 ‘그 여름의 수사’로 울산매일신문사가 주최·주관하는 제16회 오영수문학상을 수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