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4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고 민주당 주도로 ‘윤석열 정권 검찰청, 국가정보원, 감사원 등의 조작수사·조작기소 등 의혹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을 상정해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로 회부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법안 상정 과정에 반발하며 회의 시작 직후 집단 퇴장했다.
민주당이 지난 4월 발의한 이 법안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검찰 등 수사기관이 당시 야당과 정치적 반대 세력을 대상으로 표적수사와 조작기소를 했다는 의혹을 특별검사를 통해 규명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수사 대상은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비리 의혹,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성남FC 후원금 의혹, 김용 전 민주연구원 수석부원장의 금품 수수 의혹 등 모두 12개 사건이다.
민주당은 지난 3일 의원총회에서 특검법을 당론으로 채택했으며, 이날 오후 법사위 법안심사소위원회와 전체회의에서 의결한 뒤 5일 본회의에서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특검에 사실상 공소취소권을 부여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조항은 삭제하기로 했다.
당초 발의된 법안에는 특검이 검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아 공소유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국민의힘은 수사 대상 12개 사건 가운데 8개가 이 대통령과 관련돼 있다는 점을 들어 해당 조항이 이 대통령의 재판을 중단하거나 공소를 취소하기 위한 장치라고 비판해 왔다.
이에 민주당은 검사가 수사·기소·공소유지 중인 사건에 대해 특검이 이첩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을 삭제할 방침이다.
특검의 직무 범위 역시 기존 ‘수사, 공소제기, 공소유지 및 그 여부의 결정’에서 ‘수사와 공소제기 여부의 결정 및 공소유지’로 수정하기로 했다.
앞서 이 대통령도 지난 9월 청와대 기자회견에서 특검법의 공소취소권 관련 조항을 삭제해 달라고 국회에 공개적으로 요청한 바 있다.
민주당은 특검의 수사 대상도 확대할 계획이다.
기존 12개 사건 외에 문재인 전 대통령 뇌물 의혹 사건과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탈북 어민 강제북송 사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밀 유출 사건, 월성원전 1호기 경제성 조작 의혹 사건 등 문재인 정부 관련 수사도 포함할 예정이다.
특검법이 본회의를 통과하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순직해병·내란·김건희 특검과 2차 종합특검, 쿠팡 상설특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특검에 이어 7번째 특검이 된다.
국민의힘은 특검법 상정 절차부터 문제 삼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날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은 의사진행발언을 요구했으나 민주당 소속 서영교 법사위원장이 내년도 예산안 상정을 우선하겠다며 받아들이지 않자 회의장을 떠났다.
이후 특검법이 상정되자 국민의힘 법사위 간사인 박형수 의원이 회의장에 들어와 항의했다.
박 의원은 “오늘 회의는 예산안을 심의하기 위해 예정돼 있었지만 공소취소 특검법을 같이 끼워 넣어서 상정했다”며 “특검법을 넣으면 회의가 파행하리라는 것은 모두가 안다. 파행의 책임은 위원장에게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에게 뭐라고 설명하든 이재명 대통령 구하기, 죄 없애주기 법안 아닌가”라며 “대통령이 공소취소권을 넣으라고 하면 넣고, 빼라고 하면 빼고, 국회가 대통령 하수인인가”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이후 기자회견을 열고 “법안을 강행하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 반드시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후 법안심사소위원회 참석 여부는 결정하지 않았지만, 전체회의에서는 법안 통과를 저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민주당은 공소취소권 관련 조항을 삭제하기로 한 만큼 국민의힘의 비판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서영교 법사위원장은 “대통령 공소 취소 내용은 오늘 소위에서 아예 빼는데 자꾸 공소 취소 법안이라고 말하는 것은 허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법사위 간사인 김의겸 의원도 “이재명 대통령 구하기가 아니라 윤석열 정부 때 벌어졌던 조작기소를 비롯한 강압수사, 표적수사, 정치수사를 바로잡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 대통령 사건이 상대적으로 많은 것은 가장 큰 피해자였기 때문에 발생한 결과론적 내용”이라며 “소위 논의 과정에서 수사 대상을 더 확대할 예정으로, 애초 12개 사건에서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이 5일 본회의 처리를 목표로 특검법 심사에 속도를 내는 반면 국민의힘은 법안 강행 처리에 반대하며 저지 방침을 밝히고 있어 국회 법사위와 본회의에서 여야 간 대치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