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에서 새울원전 방사성물질 누출 사고를 가정한 대규모 방사능방재 합동훈련이 실시됐다. 시민 1,000명이 직접 대피에 참여하고 해양경찰 경비정과 기상항공기를 활용해 방사선 탐사 범위를 해상과 공중까지 확대하는 등 실전 대응체계를 점검하는 데 중점을 뒀다.
5일 울산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부터 새울원전과 울산시 및 5개 구·군 재난안전상황실, 구호소 등에서 ‘2026년 새울원전 방사능방재 합동훈련’이 진행됐다.
이번 훈련에는 원자력안전위원회와 한국수력원자력, 소방·경찰·군·해경, 의료기관 등 40여개 기관과 시민을 포함해 총 2,000여명이 참여했다. 동남아시아 해외 방사능방재 관계자 20여명도 울산을 찾아 비상대응기구 운영과 주민대피·구호 훈련을 참관했다.
훈련은 새울원전 2호기에서 방사성물질이 누출되는 사고 상황을 가정해 진행됐다. 화재진압과 대책본부 운영, 환경방사선 탐사, 주민대피, 제염, 방사선비상진료 등 사고 발생 이후 대응 절차 전반을 점검하는 방식이다.
특히 이번 훈련에서는 기존 육상 중심으로 이뤄지던 환경방사선 탐사 범위를 해상과 공중까지 확대했다.
육상에서는 방사선 측정차량과 이동식 감시장비를 활용하고, 해상에는 울산해양경찰서 경비정을 투입했다. 공중 탐사에는 국립기상과학원의 기상항공기 ‘나라호’가 동원됐다.
나라호에는 공중방사선 탐지장비를 탑재해 감마선량률을 측정하도록 했다. 육상과 해상, 공중에서 방사선 탐사를 병행함으로써 방사성물질 누출 상황에 대응하는 관계기관 간 협력체계를 점검하고 탐사 범위를 넓히는 데 초점을 맞췄다.
주민보호 절차를 확인하기 위한 대규모 대피훈련도 실시됐다. 이번 훈련에는 주민과 학생, 산업단지 근로자 등 시민 1,000명이 참여해 버스와 철도를 이용한 대피 과정을 체험했다.
동구·북구·울주군 주민과 학생 등 950여명은 버스를 이용해 울산혁신도시복합혁신센터와 문수체육관, 울주군민체육관 등 3개 구호소로 이동했다. 구호소에서는 대피 주민을 대상으로 방사성 오염검사와 이재민 등록, 비상급식 등 재난 발생 시 필요한 주민보호 절차를 점검했다.
온산국가산업단지 근로자 50여명은 버스와 철도를 연계한 대피훈련에 참여했다. 서생역에서 태화강역까지 열차로 이동하는 방식으로, 원전 사고 발생 시 산업단지 근로자들의 대피와 교통수단 간 수송 협력체계를 확인했다.
이는 주민뿐 아니라 산업단지 근로자까지 대피 대상에 포함해 실제 재난 상황에서 활용할 수 있는 수송 절차를 점검한다는 의미가 있다. 버스와 철도를 함께 활용하는 대피 방식의 운영 과정도 확인했다.
특히 주민대피계획의 실효성을 검증하기 위한 재난대피 시뮬레이션이 이번 훈련에 시범 적용됐다.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이 지난 2020년부터 개발해 올해 완성을 앞둔 시스템으로, 지역별 인구와 도로망 등을 반영해 주민대피에 필요한 시간과 교통정체가 예상되는 구간을 분석하는 방식이다.
이번 훈련에서는 주민을 한꺼번에 이동시키는 일시대피와 구역별로 나눠 이동시키는 단계대피의 결과를 비교한다. 대피 방식에 따라 소요시간과 교통정체 양상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살펴보고, 주민대피계획의 실효성을 점검하는 데 활용할 계획이다.
원전 현장에서는 사고 초기 대응능력을 확인하는 훈련이 병행됐다.
한국수력원자력과 울산소방본부는 합동 화재진압훈련을 실시하고, 원전의 전원 상실과 냉각재 누설 상황에 대비한 비상전원·냉각수 공급훈련도 진행했다. 이동형 발전차와 펌프를 활용해 비상 상황에서 필요한 전력과 냉각수를 공급하는 절차를 점검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와 울산시, 5개 구·군은 비상대응기구를 가동해 사고 상황을 공유하고 주민보호조치의 결정부터 이행까지 기관별 대응 절차를 확인했다.
방사능재난 발생 시에는 원전 사고 대응과 함께 주민대피 및 구호, 환경방사선 탐사, 의료지원 등 여러 분야의 조치가 동시에 이뤄져야 하는 만큼 관계기관 간 정보 공유와 역할 분담을 점검하는 데 중점을 뒀다.
대피 이후 주민과 차량의 방사성 오염에 대응하는 제염훈련도 진행됐다.
문수체육관에서는 육군 제53사단이 군 제염장비를 활용해 주민수송버스에 물을 분사하는 차량 제염훈련을 실시했다. 한국원자력의학원 등 의료기관은 방사선비상진료소를 운영해 인체 제염과 모의환자 분류, 응급처치 절차를 점검했다.
이번 합동훈련은 ‘원자력시설 등의 방호 및 방사능 방재 대책법’과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라 기관별 방사능재난 대응절차를 숙달하고 비상대응기구의 운영체계를 확인하기 위해 마련됐다.
울산시는 훈련 과정에서 확인된 개선사항을 주민보호대책에 반영하고 관계기관 간 현장 대응체계를 보완할 방침이다.
울산시 관계자는 “이번 훈련은 시민이 대피부터 구호까지 직접 체험하고 관계기관이 주민보호 절차를 함께 점검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며 “훈련에서 확인된 개선사항을 주민보호대책에 반영해 현장 대응체계를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