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북구 무룡산에 신설된 등산로 계단의 폭이 너무 넓어 등산객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계단폭 넓어 등산객 불편

10여년간 전국 각지의 산을 등반한 김모(50)씨는 최근 북구 무룡산의 효문운동장~매봉재 구간을 등산한 뒤 이곳을 다시는 찾지 않으리라 마음먹었다. 얼마 전 신설된 계단이 등반을 하기에 너무 불편했기 때문이다.
이곳 계단 하나의 폭은 대부분 1m. 성인남성을 기준으로 할 경우 한걸음에 걷기에는 너무 넓은 폭이다. 하지만 두걸음에 걷기에는 폭이 좁다. 때문에 이 계단을 이용하는 대부분 등산객들이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더구나 김씨와 같이 매봉재 정상에서 효문운동장으로 이어지는 코스를 이용할 경우 내리막을 걸어야 하기 때문에 무릎과 허리 등에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다.
김씨는 “수백 곳의 산을 등반했지만 이곳처럼 체형을 고려하지 않은 계단은 본적이 없다”며 “계단을 설치한 것에 대해 불편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설계에 대해 불만을 느끼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북구 무룡산 일부에 신설된 등산로 계단이 등산객들의 편의와는 동떨어진 채 시공돼 이용객들로부터 불만을 사고 있다.
3일 울산 북구에 따르면 등산로정비사업의 일환으로 무룡산 효문운동장~매봉재산불초소 1.1km 구간 곳곳에 총 193m 길이의 계단을 설치했다.
북구는 이 사업을 위해 예산 1,200만원을 투입해 지난 5월에 착공, 이달 11일에 공사를 마무리 지었다.
특히 북구는 이 등산로의 경우 물길에 따른 도로 유실이 발생하고 있어 이를 막기 위해 격자틀공법을 이용한 계단의 형식의 물막이를 설치했다.
하지만 이 계단을 이용하는 등산객 대부분이 불편을 호소하는 등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실제 매봉재 일대에서 만난 10여명의 등산객 가운데 계단이 설치된 구간을 모르는 3명을 제외한 나머지 이용객 모두가 불편을 호소했다.
등산객 이모(37·여)씨는 “남자보다 보폭이 좁은 여자는 이 계단을 오르내리기가 더욱 힘들다”며 “도대체 누구를 위해 계단을 설치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등산객 임모(46)씨는 “이왕 예산을 들여 시설을 설치할 계획이었다면 이곳을 이용하는 사람들도 고려해야 했다”며 “미끄럼 방지를 위해 계단 끝에 덧대어 놓은 알루미늄 등도 곳곳에서 벗겨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북구는 “가급적 등산로에 계단을 설치하지 않을 방침이었지만 이 등산로의 경우 유실이 심화되고 있어 계단 형태의 물막이를 설치할 수밖에 없었다”며 “경사가 급한 곳에 물막이를 설치하다보니 계단 폭이 넓어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