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길거리에서 어떤 취객이 비틀거리는 것을 보고 만든 무술이 ‘취권(醉拳)’이다. ‘취권’은 1970∼1990년대 홍콩영화 배우로 활동한 ‘한국 무협계의 대부’ 황정리씨가 창시자이다. 그때 신인배우였던 청룽(成龍·성룡)을 캐스팅하고 무술을 가르쳐 만든 영화 ‘취권’과 함께 성룽도 하루아침에 스타가 됐다.

우리나라가 작년 한 해 17년산 이상 고급 위스키를 68만8,000상자나 마셔 11년째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인구 5,000여만명의 나라가 3억1,000만명의 미국, 13억4,000만명의 중국보다 고급위스키를 더 많이 마셨다. 그 옛날 집집마다 독특한 술을 빚었던 가양주(家釀酒)의 나라가 위스키의 강펀치에 몽롱해졌다.

비틀거리는 술꾼의 무협영화 처럼 중국의 술은 수천가지에 달한다. 그중 마오타이, 펀주, 우랑예, 죽엽청주, 양하대곡, 노주특곡, 고정공주, 동주 등을 ‘8대 명주’로 꼽는다. 그런데 마오타이(茅台) 그룹의 자회사에서 1952년부터 만들어낸 ‘시주(習酒)’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취임을 앞두고부터 졸지에 ‘시진핑의 술’로 불리게 됐다. ‘시주’라는 술 이름은 공장이 구이저우(貴州)성 시수이(習水)현에 있기 때문이다. 시주석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

그런데도 ‘시주’가 올해 30억 위안(약5,250억) 어치나 팔린 것은 시주석 취임 전후 대대적인 홍보효과 때문이었다. 하지만 고위관료 이름이나 이미지를 상업적으로 쓰는 것은 엄연한 불법이기에 ‘시주’의 운명도 휘청거리고 있다.

1970년대 후난성 마왕추에서 2000여년 전 서한시대의 옛무덤을 발굴했는데 진귀한 술 한병이 출토됐다. 그 술을 현대기술로 재현해 빚어 ‘주귀(酒鬼)’라는 이름을 붙였다. 무덤 속에서 몇천년간 숨겨져 있다가 다시 세상에 나왔다는 뜻으로 귀(鬼)자를 붙였다. 본래 주귀(酒鬼)는 ‘술꾼’이라는 뜻의 명사여서 ‘주귀주’는 이른바 ‘술꾼의 술’로도 불렸다. 1997년 홍콩 반환 기념식의 공식 만찬술로 나와 유명해졌다.

그런데 ‘주귀주’에서 암을 유발한다는 환경호르몬 성분이 대량 검출돼 파장이 일고 있다. 명주 ‘마오타이’마저 90%가 가짜로 드러난 가운데 ‘술꾼의 술’이라는 ‘주귀주’까지 이 모양이니 중국술의 명성이 또 한 방 맞고 비틀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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