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貝(조개 패)가 들어가는 글자는 모두 재물이나 돈과 관련이 있다. 뇌물(賂物)의 뇌(賂)자는 돈의 역할을 한 조개 패(貝)에 제각각의 ‘각(各)’자가 붙어있다. ‘賂’는 재물(貝)이기는 하지만 ‘제각각(各) 쓰여지는 사적인 재화’인 만큼 뇌물로도 쓰일수가 있다.
역사를 통해 보아도 뇌물로 나라를 망하게 한 사건이 비일비재 했음을 알 수 있다. 전국시대(戰國時代)의 여불위(呂不韋)는 권력자 자초(子楚)에게 온갖 뇌물공세를 폈는데 그 중에는 ‘미녀뇌물’까지 바쳐 진시황(秦始皇)을 낳게 되었지만 끝내는 참혹한 죽음을 당해야 했다. 또 오왕(吳王) 부차(夫差)에게 패한 월왕(越王) 구천(句踐)은 복수의 칼을 갈면서 미녀 서시(西施)를 뇌물로 바쳐 마침내 오나라를 멸망 시킨 것으로 유명한데 이른바 성(性)뇌물의 원조로 꼽힌다.

김주영은 역사소설 <객주>에서 ‘꽃값’이라는 말을 자주섰다. ‘꽃값’은 조선시대 창기(娼妓)가 사내들에게 곁을 주고 받는 돈, 화대(花代)를 말한다. 우리말 표준어에는 ‘해웃값’도 있다. 근심을 푼다는 ‘해우(解憂)’에서 나온 말이란 얘기가 있는가 하면, 해의(解衣) 즉 ‘옷벗기’와 ‘값’에 사이시옷이 들어간 말이라는 주장도 있다.
지난번 중국의 국제적스타 장쯔이(章子怡)는 최근 5년간 보시라이(薄熙來 ) 전 충칭(重慶)시 서기에게 10차례 이상 성접대를 했다는 스캔들에 휘말렸다. 그것도 하룻밤에 11억원씩 받았다고 해 장쯔이는 펄쩍 뛰었다. 그러나 폭로 언론에 대한 법적 대응은 유야무야 되고 말았다.

전모 검사와 여성 피의자 성관계 사건을 수사중인 대검 감찰 본부는 뇌물 수수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기각됐다. 여성 피의자 측 변호사는 ‘위력에 의한 성폭력(강간)’사건 이라며 이의를 제기했다. 하지만 검찰은 성폭력이 여성 피의자가 고소해야 처벌할 수 있는 친고죄(親告罪)이고 두 사람이 이미 ‘민·형사상 문제를 삼지 않는다’고 합의해 성폭력이 아닌 ‘성뇌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공무원에게 성매매를 주선하고 화대를 제3자가 지급한 경우 화대를 뇌물로 본 대법원 판례는 있다. 하지만 성행위 자체를 직접 뇌물로 본 판례는 아직 없다. 사상초유의 ‘검사 성수뢰(性受賂) 사건’에 대한 법원의 판단과 재판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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