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공 국립중앙박물관

아이가 태어나서 돌이 될 때까지 우리 조상들은 특정한 시간을 선택해 각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여기에는 우리 겨레가 전통적으로 중요시 했던 상징적 숫자와 시간관념이 반영돼 있다. 거룩한 숫자인 3과 7 그리고 그 수를 곱한 21, 완전하다는 의미의 100이란 숫자와 태어난 날로부터 1년이 지나 다시 생일로 되돌아왔다는 첫돌, 모두가 심상치 않은 뜻이 있다. 

초이레·세이레·백일·돌 등이 그래서 만들어졌다. 이들은 단순한 축하 잔치가 아니다. 아기를 서서히 세상에 적응시키며 새 식구로 맞이하는 단계와 절차가 그 안에 숨어있다. 

아기가 태어난 지 초이레에는 쌀깃을 벗기고 배냇저고리를 입힌다. 동여맸던 팔 하나도 풀어준다. 두 이레는 대개 마음으로만 기린다. 세이레에는 대문에 드리웠던 금줄을 치우며, 일가친척에게 아기를 보여준다. 아기의 외부 공개가 정식으로 허락된 첫 시간이다. 

백일은 아기의 출생 후 백 일째 되는 날이다. 상징적으로 온전한 날수를 살았음을 기뻐하고 축하하는 잔치이다. 시간상으로 첫 고비를 잘 넘긴 셈이다. 울산 울주에서는 이날 ‘살이 풀어지라’는 의미에서 수수팥떡을 찌고, ‘백 살까지 장수하라’는 의미에서 백설기를 준비한다. 백설기는 백 사람이 나누어 먹으면 좋다고 하여 지나가는 길손에게도 나누어 준다. 

돌은 태어난 지 꼭 일 년이 되는 아기의 첫 생일이다. 아기가 수명장수 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첫 관문을 넘었기에, 당연히 백일보다야 돌에 잔치를 크게 한다. 돌상을 제법 많이 차리고 아기에게 예쁜 돌빔을 입힌다. 아기의 미래를 가늠해 보는 돌잡이는 하객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가장 재미있고 정겨운 대목이다. 돌을 잡히는 것은 가족의 새 사람으로 정식으로 공인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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