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제9호 태풍 '마이삭'의 상처도 아물지 않은 울산을 지나면서 피해를 누적시켰다. 사진은 태화강의 둔치가 물에 잠긴 모습. 독자제공  
 
   
 
  ▲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동반한 강풍에 북구 진장동의 한 건물 패널이 뜯겨져 나와 전선에 걸렸다. 울산소방본부 제공  
 
   
 
  ▲ 7일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몰고 온 폭우에 울산 명촌정문 앞 산업로가 침수돼 차량이 거북이 운행을 하고 있다. 우성만 기자  
 
   
 
  ▲ 송철호 울산시장이 7일 태풍 '하이선' 피해상황 점검을 위해 태화강 국가정원을 방문해 진흙으로 덮힌 산책로를 물청소 하고 있다. 우성만 기자  
 

제9호 태풍 ‘마이삭’의 아픔이 아물기도 전에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울산을 또 할퀴고 지나갔다. 대규모 정전피해와 원전 멈춤은 주민들을 불안하게 했고, 치명적인 피해를 입었던 과수농가는 피해가 더 늘어 후유증까지 남기게 됐다.

#정전피해 이번에도 못 피했다=제10호 태풍 ‘하이선’이 7일 오전 울산을 지나면서 지역 곳곳에서 정전 피해가 잇따라 발생했다.
울산시 재난대책본부에 접수된 정전피해는 총 3만7,664가구에 달했다.
남구 무거동 2만4,000가구와 황성동 129가구, 삼산동 농수산물시장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중구 우정동행정복지센터 일원과 병영1동 곽남시장, 울주군 웅촌면 대복리 117가구, 진하리 4,155가구, 온산 화산리 1,300가구, 서생면 대송리, 북구 대안동 5가구, 호계동 15가구 등 주택에서도 정전 피해가 났다.
오후 2시 기준 987가구는 복구 됐으며, 나머지 3만6,667가구는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다.
기업체도 정전피해를 피하지 못했다.
제네시스 G90·G80·G70, 투싼, 넥쏘 등을 생산하는 현대자동차 울산5공장이 이날 오전 8시 30분부터 정전돼 생산라인 가동이 중단됐다.
곧바로 전기가 들어왔지만 잠시 라인을 멈추고 설비 점검 등을 진행한 뒤 재가동했다고 현대차는 설명했다.
울산5공장 인근에 위치한 현대모비스 울산공장에도 정전이 발생해 복구 작업이 진행됐다.
울주군 온산읍과 청량면 일대 공단에서도 일시적으로 정전이 발생해 일부 업체가 재택근무를 실시했다.
‘마이삭’ 상륙 당시 가장 큰 피해로 지목됐던 정전을 이번에는 알고도 예방하지 못해 주민들은 ‘태풍=정전’이라는 트라우마가 남게 됐다.

#태풍에 원전이 멈춰? 불안감 고조=제10호 태풍 ‘하이선’의 영향으로 경북 경주시 월성 2·3호기 원자력발전소의 터빈발전기가 정지됐다. 앞서 제9호 태풍 ‘마이삭’ 으로 부산과 울산에서 원전 4기가 정지된 지 4일만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월성 2호기와 3호기의 터빈발전기가 각각 7일 오전 8시38분, 오전 9시18분에 자동정지됐다고 밝혔다.
터빈발전기는 원자로에서 나온 증기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장치다. 월성 2·3호기의 원자로는 출력 60%로 안정상태를 유지하고 있지만 터빈발전기가 멈추면서 전기는 생산할 수 없는 상태에 빠졌다.
태풍의 영향으로 발전이 멈춘 원전은 모두 6기로 늘었다. 앞서 지난 3일에는 태풍 ‘마이삭’으로 원전에 전기를 공급하는 송전선로에 이상이 생기면서 고리 3·4호기와 신고리 1·2호기의 원자로가 자동으로 정지됐다. 원전이 태풍으로 정지된 것은 2013년 태풍 ‘매미’ 이후 처음이다. 2017년 영구정지돼 해체를 앞두고 있는 고리 1호기와 계획예방정비 중인 고리 2호기에는 사용후핵연료 냉각을 위해 공급되던 외부전력 일부가 끊기면서 비상디젤발전기가 자동 기동됐고, 발전이 멈춘 고리 3·4호기에도 지난 4일 전력공급 이상이 생겨 비상디젤발전기가 기동됐다.
월성본부는 태풍의 영향으로 전력설비에 이상이 생기면서 터빈발전기가 자동으로 정지된 것으로 보고 원인을 파악중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도 이날 터빈 정지 보고를 받고 안전상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원전 내 방사선 준위는 평상시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외부환경으로의 방사선 누출도 없었다고 월성본부는 설명했다.

#연쇄 태풍에 과수농가 초토화=닷새 사이에 강풍을 동반한 대형 태풍 ‘마이삭’과 ‘하이선’이 잇따라 울산을 강타한 탓에 지역 과수 농가는 말 그대로 1년 농사를 망치게 됐다.
특히 지역 특산품인 배는 추석 명절을 앞두고 전례 없는 낙과 피해를 봤고, 농민들은 큰 상실감과 허탈감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마이삭 상륙 당시 지역농가 786곳이 배를 재배하는 과수 면적 587㏊ 중 80%인 470㏊가 피해를 봤다.
그런데 4일 만에 다시 하이선이 내습하면서 87㏊가 추가로 피해를 봤다. 앞선 태풍 때와 합산하면 피해 면적은 557㏊로 늘어나, 지역 전체 배 과수 면적의 95%가량이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사실상 거의 모든 농가가 대목을 목전에 둔 시점에 배 농사를 망친 셈이다.
낙과 피해도 막대하지만, 나무에서 잎사귀가 떨어지는 낙엽 피해가 커 장기적으로 후유증을 남길 것으로 우려된다.
이 밖에도 단감이 347㏊ 중 341㏊(98%)가 피해를 봤는데, 단감 역시 심각한 낙엽 피해로 여파가 장기화할 것으로 우려되며 사과도 잇단 태풍에 전체 재배 면적 24㏊ 중 21㏊(87.5%)가 낙과 피해를 봤고, 피해율도 20∼70%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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