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IL이 울산에 8조원 이상을 투자하는 초대형 석유화학사업인 '샤힌(shaheen·매의 아랍어) 프로젝트'를 이번주에 확정하고 본격, 추진한다. 창사 이래 최대이자 국내 정유·석유화학업계 사상 최대 투자 규모인데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이른바 '3고(高) 위기' 속에 이뤄진 대규모 투자 결정이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S-OIL은 이를 통해 정유 부문에 집중된 매출 구조 다변화를 시도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S-OIL은 오는 17일 서울 공덕동 사옥에서 이사회를 열고 아랍어로 '매'를 뜻하는 샤힌(Shaheen) 프로젝트 최종투자결정(FID) 안건을 의결한다.

S-OIL 대주주인 아람코를 실질 지배하고 있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의 방한 시기에 맞춰 진행되는 이사회인 만큼 투자 승인 가능성이 크다.

8조원 이상 투입되는 샤힌 프로젝트는 울산 S-OIL 공장 인근에 화학제품 생산 설비 '스팀 크래커' 등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내년에 착공해 오는 2026년 설비가 준공되면 연간 180만t 규모 화학제품을 생산하게 된다. 현재 12%인 석유화학 생산 비중도 25%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S-OIL은 이번 투자로 석유화학 매출 비중을 확대하고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OIL은 올해 초 사우디 아람코와 석유화학 신기술(TC2C·원유를 석유화학 물질로 전환하는 기술) 도입 등 프로젝트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다. S-OIL은 해당 기술을 샤힌 프로젝트에 도입해 상용화를 시도하고 핵심 설비인 스팀 크래커의 운영 경험을 아람코와 공유할 계획이다.

샤힌 프로젝트 추진은 현재 매출이 석유화학에 집중돼 국제 유가에 따라 실적도 큰 폭으로 출렁이고 있기 때문이다.

올 초부터 3분기까지 S-OIL의 매출 구조를 살펴보면 전체 매출액(31조8,521억원) 가운데 정유(25조4,469억원)가 차지하는 비중은 79.9%에 달하며 석유화학(3조8,300억원)은 12.0%, 윤활(2조5,751억원) 8.1%다.

앞서 회사 측은 3분기 실적발표 후 진행한 컨퍼런스콜에서 "샤힌 프로젝트는 금년 내 이사회로부터 최종 승인을 받기 위해 준비 중"이라며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투자규모 등 구체적인 사항들이 정해지면 발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가 불황에 진입하는 시점에 진행되는 투자여서 '슈퍼 사이클(대호황)'에 대비하려는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강태아 기자 kt25@iu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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