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내용과 관련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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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평균 10시간 일하고 한달에 겨우 100만~200만원 벌면 누가 일하겠습니까. 이러니까 다 오토바이 배달로 전직하는 거예요."
지난 3년간 지역경제를 파탄 낸 코로나19 펜대믹의 그림자가 걷히고 있지만 택시업계는 이 기간 요금동결에 고유가·고물가·고환율을 겪으며 최악의 위기에서 못 벗어나고 있다. 
생활고를 견디다 못한 택시기사들이 오토바이 배달업으로 전직하는 등 업계를 떠나면서 울산지역 법인택시 10대 중 2대는 핸들을 잡을 사람을 구하지 못한 채 회사 주차장에서 잠자고 있는 실정이다.

# 법인택시 10대 중 2대 손 놔
17일 오전 10시께 찾은 남구의 한 택시업체 주차장. 한쪽 구석엔 10여대의 택시가 먼지를 뒤집어 쓴 채 주차돼 있다. 운행을 하지 않는 차량들이 많아 아예 번호판을 시청에 반납한 채 놀려지고 있는 택시들이다.
택시업계 종사자들은 "택시기사 월급이 좀 많이 번다고 하면 200만원, 적게 벌면 100만원이 채 안되는 경우도 많다"며 "일을 하는 시간에 따라 수입이 다르긴 하겠지만 심야가 아닌 다음에야 손님은 적은 반면 유가는 비싸 운행할 수록 오히려 마이너스다보니 상당수 기사가 업계를 떠났다"고 탄식했다.
그러면서 "택시기사를 구하지 못해 차를 놀리고 있는데, 어렵게 채용하더라도 '기초수급대상자로 정해져 이젠 택시를 몰지 않기로 했다. 기사를 하느니 기초수급자로 보조금을 받는게 남는 장사'라며 출근을 하지 않는 사람도 허다하다"며 "기사가 없으니 놀리는 택시가 점점 늘어하고, 휴업도 1년밖에 할 수 없다보니 울며겨자 먹기로 면허를 말소한 뒤 폐차하거나 중고차로 넘긴 택시도 20여대가 넘는다"고 토로했다.

 

 

 

# 휴업 택시 95%는 법인택시
최근 5년간 택시 기사들이 수익 감소를 이유로 대거 업계를 떠나면서 울산 지역 내 택시 대수가 지속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 취재결과 울산지역 택시 휴업률은 2018년 기준 1.8%(5,772대 중 104대)에 불과했던 택시 휴업률이 2022년(9월 30일 기준) 7.6%(5,681대 중 431대)로 4배가량 급증했다.
특히 일반(법인)택시의 휴업률이 절대다수를 차지했다. 2018년 기준 법인택시 휴업률은 4.3%(2,156대 중 92대)에 불과했으나 5년 동안 급속도로 늘어나며 올해 9월 30일 기준 25.2%(2,068대 중 426대)를 기록했다. 법인에서만 4분에 1에 해당하는 택시기사들이 업계를 떠난 것이다.

그나마 남은 법인택시 기사들도 개인택시로 갈아타거나 아예 다른 업종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사회가 수년간 지속되면서 각광받은 퀵서비스 등 배달업으로의 유출이 가장 높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실제 지난 9월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전국 사업체 조사 결과(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말 전체 사업자 수는 607만6,000개로 전년보다 4만4,000개(0.7%) 늘었고, 이중 운수업에서만 사업체 수가 2만4,000개 더 늘어났다. 운수업에는 택배업, '늘찬 배달업(퀵서비스)', 용달ㆍ개별 화물자동차 운송업 등이 포함된다.

# 개인택시는 4,000원 인상에 "부족하다" 반대
상황이 이러니 울산시는 택시 기본요금을 2.0km 기준 3,300원에서 4,000원으로 700원 인상하고, 기존에는 자정부터 새벽 4시까지인 심야할증도 내년부턴 밤 10시부터 다음날 새벽 4시까지로 확대되는 안을 시의회에 제출했다. 의회는 지난 9일 해당 조정안을 그대로 통과시켰다. 

하지만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울산본부와 소속 울산개인택시지회는 서울시가 추진 중인 1.6km 기준 4,800원으로 택시요금을 인상해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울산시 조정안보다 무려 1,500원 더 올려달라는 게 개인택시노조의 의견이다. "치킨 한마리 배달도 5,000원 받는 고물가 시대에, 사람을 태우는 택시의 기본요금이 4,000원인 건 너무 적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그런데 정작 개인택시에 비해 매년 수십명의 기사 유출을 겪고 있는 법인택시업계는 "4,800원 인상요구는 시민 부담이 너무 커지지 않겠나"라며 우려하는 분위기가 크다. "울산시 인상안도 기존 3,300원에서 20% 이상 오르는 수준인데, 서울시에 맞추면 인상률이 40%가 넘어 '택시요금이 과도하게 올랐다'는 인상으로 비쳐질 수 있는 만큼, 차라리 m당 요금(현재 울산시 125m당 100원) 등 다른 부분을 보완하는 방안을 찾는 게 나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많다. 

# 업체 "기사 채용 하늘에 별따기"
이처럼 불과 3~4년 전만해도 '공급과잉'으로 인한 감차전쟁이 한창이던 울산 택시업계가 이젠 공급부족으로 인한 '택시대란'을 겪고 있다.
현재 울산지역 택시는 면허대수 기준으로 법인 2,068대, 개인 3,313대 등 총 5,681대다. 이 중 법인택시의 경우 2,068대 중 1,634대만 실제 운행돼 가동률은 80.03%에 불과해 100대 중 20대는 차고에서 잠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시가 2019년 실시한 용역 보고서를 보면 당시 울산지역 택시는 면허대수 기준으로 총 5,772대로 지금과 비슷한 반면 가동률은 92.8%로 높았다. 가동률이 높다보니 용역에서 산정된 적정대수 5,378대보다 무려 400여대가 '공급과잉'돼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정부는 '택시총량제'를 도입해 강제 감차를 시도했지만 울산은 물론 대다수 지자체가 감차 성과를 내지 못했다.
반면 일반택시 기준 운행대수는 2017년 2,026대에서 올해 6월말 기준 1,651대로 5년새 375대(18.5%) 감소했다.

울산에서 8년째 법인택시를 몰고 있는 정만식(가명·63)씨는 "본사에 사납금 내고, 유류비, 보험비, 수리비 등 자부담 계산까지 다 하면 떨어지는 게 100~200만원이 전부"라며 "한달에 23~24일 동안 하루 평균 10시간 가까이 일하고 이 정도 벌어들일 거면 누가 하겠나. 이러니 다 오토바이(배달업) 몰려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법인택시를 운영하는 업체도 답답하긴 마찬가지. 울산에서 27년째 회사를 운영 중인 박모(72) 사장은 "회사 운영 수십년 동안 지금이 가장 힘든 시기다. 하루가 멀다하고 기사들이 업계를 떠나고 있는데, 정작 인력 수급은 하늘에 별따기"라며 "인력 수급 때문에 1주일 4~5번은 택시자격시험장을 찾는데 대다수가 개인택시를 하려하지 법인은 거들떠도 안 봐 환장할 노릇"이라고 호소했다. 조혜정·윤병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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