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단어 present에는 현재와 지금이라는 의미 이외에 선물이라는 뜻도 있다. 왜 present에 선물이라는 뜻이 있을까? 우리가 지금 보내는 이 시간은 너무나 소중한, 어제 죽은 사람들이 그렇게 기다리던 내일이기 때문에 신이 우리에게 준 최고의 선물이라는 뜻이다. 탈무드에도 '지금 당신이 사는 이 순간은 훗날 당신의 삶에서 가장 멋진 추억이 될 것이다'라고 했다. 행복한 노후를 보내는 방법 중 하나가 신(神)이 우리에게 준 지금 현재를 즐기면서 열심히 사는 것이다.
한때 욜로(YOLO)라는 말이 유행했다. 욜로는 'You Only Live Once(인생은 한 번 뿐)'의 줄임말로, 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며 소비하는 태도를 뜻한다. 2011년 말 캐나다의 유명 래퍼 드레이크(Drake)가 발표한 곡 'The Motto' 후렴구에 욜로가 나오면서 유명해졌다. 욜로를 추구하는 사람들은 비교적 젊은 층이며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지 않으려는 성향이 있다.
독일의 신학자 예르크 칭크는 현대인을 '오아시스 물가에서 목말라 죽는 사람'이라고 하면서 현대인을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많은 것들을 곁에 두고 다 써보지도 못하고 죽어가는 이상한 현대인, 미래 노후대책 때문에 오늘을 살지 못하는 희귀병에 걸린 현대인, 늘 행복을 곁에 두고도 다른 곳을 헤매며 찾아다니다 지쳐버린 현대인, 벌어놓은 재산은 그저 쌓아놓기만 했지 써보지도 못하고 재산 싸움으로 자식들을 갈라서게 만드는 이상한 부모들이 너무 많이 존재하는 현대인'이라 했다.
라틴어 카르페 디엠(carpe diem)은 현재를 즐겨라(seize the day = pluck the day)라는 의미로, 1990년에 개봉된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이제 고인이 된 로빈 윌리엄스가 연기한 키팅 선생이 학생들에게 한 말로 유명하다. 좋은 대학, 직장이라는 미래만 생각하며 학창 시절의 낭만과 즐거움을 포기하고 있는 학생들에게 지금 이 순간이 무엇보다 소중하고 중요함을 깨닫게 해줬다.
카르페 디엠은 로마 시대 시인 호라티우스가 자신의 시집에 처음으로 사용한 말이다. 로마 황제가 자신의 개인비서가 되어 달라고 했지만 거절하고 인생을 즐기면서 살아간 호라티우스는 시 '오데즈'에서'카르페 디엠이란 소리가 들리지 않니? 우리는 언젠가 죽는다. 시간이 있을 때 장미 꽃봉오리를 즐겨라. 너만의 인생을 살아라. 자신의 삶이 잊혀지지 않게'라고 했다. 끔찍한 전쟁을 겪으며 두려움과 슬픔에 젖은 로마인들에게 마음 편히 오늘을 소중히 여기며 살자는 메시지를 전했다. '말하는 사이에도 우리를 시샘한 세월은 흘러갔다. 내일은 믿지 마라. 오늘을 즐겨라'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현재를 희생하는 것은 분명 가치 있는 일이다. 그러나 현재를 희생한다고 해서 꼭 미래가 행복해지리라는 보장은 없다. '미래의 나'도 '나'이지만, '현재의 나'도 '나'이다. 너무 미래만 좇다가 현재의 나를 잃어버리는 것 아닌지, 자신을 환기시키는 단어가 바로 카르페 디엠이다. SNS상에 회자되는 '마지막에 웃는 사람이 좋은 인생인 줄 알았는데 자주 웃는 사람이 좋은 인생이었어'라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어버이날이 있는 5월이 오면 자식들 때문에 가슴앓이 하는 부모들이 있다. 갈비를 먹고 싶은데 결혼한 자식들은 이를 알아주지 않는다. 내가 갈비를 먹고 싶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이 세상에 나 말고는 없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내 돈 주고 갈빗집에 가서 사 먹으면 된다. 사느라 바쁜 자식들에게 기대지 마라. 내 돈, 내 재산이란 내 앞으로 되어 있는 재산(법률적 재산)이 아니고 내가 죽을 때까지 쓴 돈(실질적 재산)이다. 검은 머리가 하얗게 세고, 눈이 침침해져 잘 안 보이기 시작하고, 갱년기로 부부생활이 어려워진다는 것은 이제부터 돈을 벌기보다는 써야 할 시점이라고 신이 우리에게 경고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다. 여행은 가슴이 떨릴 때 가야지, 다리가 떨릴 때 가면 민폐이다. 특히 패키지여행을 갈 때는.
18세기에 괴테는 자신의 문학 작품에 '한 사람은 인생에서 딱 한 번만 살 수 있다'라고 표현했다. 호스피스 병동에서 생의 마지막을 기다리고 있는 환자들에게 가장 후회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미래를 걱정하느라 현재를 낭비했던 것’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고 한다. 이 세상에 태어나는 순서는 있어도 이 세상을 떠나는 순서는 없다는 말이 있다. 행복한 노후생활을 위해 다 같이 카르페 디엠! 오늘을 즐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