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건희컬렉션이 드디어 울산에 왔다.
이건희컬렉션 울산전은 ‘오늘날 컬렉션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예술작품 수집과 관련된 2개 전시와 동시에 개최되는데 15일 울산시립미술관이 마련한 사전공개 행사를 둘러보니 마치 국내외 유수의 비엔날레 행사장에 와 있는 기분이 들 정도로 다양한 장르의 예술 소장품들을 만날 수 있었다. 기자간담회에서 서진석 울산시립미술관 관장은 "예술작품 컬렉션의 과거-현재-미래를 한눈에 살펴보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 韓근현대미술 정수 엿볼 ‘시대안목展’
지하 2층 2전시실에 꾸며진 ‘이건희컬렉션 한국근현대미술특별전: 시대안목’은 박수근, 이중섭, 김환기, 천경자, 권진규, 유영국 등 한국 근현대미술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거장들의 대표명작들이 대거 펼쳐져 한국 근현대미술의 정수를 엿볼 수 있는 자리였다.
시립미술관은 이번 이건희컬렉션 울산 전시에서 1930년대에서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약 80년이라는 세월을 아우르는 40여 명의 거장들의 대표적인 작품들을 시대적·미학적 흐름에 따라 ‘태동’, ‘성장’, ‘정착’, ‘확장’이라는 네 가지 키워드로 구성했다.
박수근, 이중섭 등 주요작가의 작품들은 ‘정착’에서 대부분 만날 수 있다.
이들 작가 작품들은 영상도 함께해 작품의 이해를 돕는다.
입구에 들어서면 한쪽 면을 채우고 있는 20여명의 작가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도 눈길을 끈다.
권경아 학예사는 "미술애호가들조차 주요작가들의 작품에만 관심을 둘 뿐 작가의 모습을 아는 이는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이 코너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다만 부산전시처럼 큰 공간이 아니어서 가벽을 쳐 작품을 펼쳐놓는 바람에 관람 공간이 다소 좁고 전시 관람 동선이 일렬로 이어지지 못하는 점은 아쉽다. 많은 관람객들이 한꺼번에 몰릴 경우, 관람객들끼리 접촉의 여지가 있다.
# ‘미래수집展’ 뉴미디어 작품 한자리
제1전시실에서 진행되는 ‘울산시립미술관 컬렉션:미래수집’은 울산시립미술관 소장품 중 기술 융합 작업을 엄선한 기획전이다.
뉴미디어 소장품들은 미래형 미술관으로서의 울산시립미술관의 정체성을 드러내고, 동시대 뉴미디어 예술작품의 변화상을 제시하고 있다.
제니 홀저, 토니 아워슬러,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허먼 콜겐, 이불, 김윤철 등 국제적으로 널리 알려진 작가부터 베른트 린터만, 다니엘 카노가, 쥬스틴 에마 등 기술 융합 매체를 사용하는 미디어 아티스트의 대표작품 30여 점을 펼쳤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폭 10m의 토니 아워슬러 작품 ‘락 2, 4, 6’이 가장 주목을 끌며, 지난해 미술관 개관전 당시 옛 방어진 중학교 전시장에서 선보였던 김윤철의 ‘크로마’도 전시공간만 달라졌을 뿐인데 눈에 확 들어온다. 세 개의 원이 뫼비우스의 띠처럼 연결된 형상이 마치 자기꼬리를 무는 뱀처럼 보인다. 이외에도 ‘리빙’, ‘유 아 코드’, ‘박테리움’ 등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지하 2층 로비에서 열리는 ‘해외 무빙이미지 컬렉션: 예술 유동’전은 VDB, ZKM 등 해외 유수의 무빙이미지 소장기관들과 비물질적 작업들이 시작된 1960년대 후반 이래 주요 작품들을 공유하는 자리다.
# ‘해외 무빙이미지…展’ 영상작품 망라
‘예술 유동(Art Fluidity)’이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오늘날 탈물질적인 디지털 작품의 유동성에 주목하면서, 컬렉션의 의미가 작품의 형식과 매체의 변화에 따라 어떻게 바뀌어 왔는지 재조명한다.
전시 참여 작품은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빌 비올라, 게리 힐, 브루스 나우만 등 작가의 30여 점의 무빙 이미지다. 작품들은 퍼포먼스, 전자 매체 등 다양한 실험을 시도하는 영상을 비롯해 사회정치적 이슈를 다루는 다큐멘터리 영상, 그리고 서사성을 지니는 영상 작품들을 망라한다.
한편 ‘이건희컬렉션 울산전’을 포함한 총 3개 특별 전시는 16일부터 5월 21일까지 개최된다.
고은정 기자 kowriter1@iusm.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