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중구 성안동의 한 아파트 관계자에 따르면 경비원 A씨는 최근 아파트 관리소장과 동대표회장의 부당한 업무지시 등의 내용이 담긴 글을 작성해 주민들에게 알렸다.
해당 글에는 경비원 근무 상황을 확인하기 위한 감시카메라 설치, 관리소장 개인 이사에 미화원 동원, 전 동대표 아파트 옥상 텃밭 철거 작업에 경비원 동원, 동대표회장 개인소유 텃밭에 경비원과 미화원 동원 등을 주장하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A씨는 올해 상반기 발생한 이 같은 일들에 대해 아파트 측에 문제 제기하자, 동대표회장이 아파트 관리 업체에 연락해 경비원 3명 모두 해고해 달라는 취지의 요청을 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경비실 내 CCTV 설치와 경비·미화원 동원 등 올해 봄부터 지난 6월까지 이런 일을 겪어 부당함을 알렸는데, 아파트 관리 업체에 6월 30일 자로 근로계약 종료 통보를 받았다”며 “이후 일단락되면서 3개월 단기 계약을 맺어 오는 9월 30일까지 근무하게 됐지만 이마저도 8월 말에 다시 계약종료 통보를 받았다. 경비원 3명 모두 그동안 주민들을 위해 맡은 일을 해왔다”고 토로했다.
경비원들은 이 아파트에 5년에서 10년가량 근무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개인 이사에 미화원 등을 동원했다는 의혹을 받는 관리소장은 현재 다른 곳으로 전보된 상태인 가운데, 동대표회장 B씨는 일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나머지는 모르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B씨는 “개인소유 텃밭에 경비원 소유의 트럭과 미화원이 동원돼 일과 중 작업한 것은 지난해 7월 있었던 일로, 이미 다 사과했다”며 “전임 관리소장이 주도한 CCTV 설치나 미화원 동원 등은 모르는 일이다”고 말했다.
경비원들의 계약종료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그는 “용역회사에서 단기 계약을 근거로 처리하는 일인데, 그걸 가지고 나한테 근무를 연장해달라고 물고 늘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경비원들의 인사권은 용역업체의 소관임을 강조했다.
아파트 관리 업체는 경비원들의 고령화에 따라 산재 위험 등이 커져 계약종료를 통보했다는 입장이다.
업체 관계자는 “보복성 해고 의혹은 사실무근이고, 경비원들의 계약기간이 다 됐으니까 계약을 종료하려 했다”며 “60세가 넘으면 산재사고가 많이 일어난다. 산재 요율이 너무 높아지기 때문에 가급적 고령자들은 해마다 추려서 정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논란이 커지자 아파트 주민들은 이날 오전 긴급회의를 열고 대책 마련을 논의했다.
한 아파트 주민은 “요즘 세상에 아직도 이런 일이 발생했다니 우리 아파트지만 모르는 게 너무 많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아파트 경비 아저씨가 부당하게 해고당하는 걸 막기 위해 주민들이 모였다. 동대표도 다시 뽑아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