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의료인프라가 전국 꼴찌수준이라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그런 상황에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지방의료원이 없는 울산과 광주가 합심해 목소리를 높였다. 

 이른바 공공의료원 타당성재조사를 조속하게 통과시켜달라는 요구다.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해 공공의료시설 부족이 심각한 문제로 등장하자 전국적으로 지역의료원 설립을 약속했다. 울산은 공공의료 부문에서 불모지나 다름없는 도시이기에 의료원 설립 자체가 어느 지역보다 절실하다. 

 하지만 코로나19 상황에서 여론의 집중조명을 받을 때와는 달리 아직까지 뚜렷한 소식이 없다. 다음달에는 굴화에 산재전문공공병원이 첫삽을 뜨기 때문에 자칫 이 사업과 공공의료원의 투트랙 추진이 엮기지 않을까 우려되는 목소리도 있다. 

 

# 울주군 의료복지 독자 시행 눈길

 문제는 보건복지부가 지원하는 울산의료원과 내달 기공하는 산재정문병원은 완전히 성격이 다르다는 점이다. 보건복지부의 지원을 받아 지자체가 운영하는 공공의료기관은 전국 거의 모든 도시에서 운영 중이다. 하지만 울산과 광주, 그리고 세종시 등 3개 도시는 공공의료원이 없다. 대전도 없었지만 오는 2026년 개원을 목표로 한창 공사가 진행 중이다. 

 울산은 코로나19가 심각했을 때 울산지역 사립 종합병원을 총동원했지만 병상 부족에 의료인프라 부족으로 공공의료 필요성이 절실했다. 시민들의 응급의료를 민간 사립대학병원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났지만 그것도 그때뿐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울산 울주군이 전국 최초로 군민 건강검진 시 채취한 혈액으로 암 검사를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울주군은 군민 건강 증진을 위해 한번의 혈액 채취로 암 발병 여부까지 가늠할 수 있고, 맞춤형 의료서비스를 안내한다는 계획이다. 울주군과 울주군보건소는 이동형 건강검진 버스인 ‘검진버스 타요’에 혈액검사로 알아보는 암 검진을 운영하기로 하고 위탁 운영할 업체 입찰이 진행중이다. 울주군은 4월부터 혈액 검사로 암을 검진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 사업으로 군민들은 혈액검사만으로 간암, 췌장암, 폐암, 난소암(여성), 전립선암(남성) 등 5대 암을 진단한다. 이와 함께 비타민 D 결핍, 통풍 등도 검진할 계획이다. 이른바 스마트 암검진 사업으로 일반 병원에서는 현재 시행중인데, 공공에서 시민을 상대로 ‘스마트 암 검진’을 도입하는 것은 전국에서 울주군이 처음이다.

 울주군이 자체 의료복지를 시행하는 가장 큰 이유는 그만큼 주민들이 의료복지 문제가 심각하다는 점 때문이다. 

 

# 상대적 박탈감에 의료 소외 지적

 울산시도 이같은 문제를 잘 알고 있지만 뾰족한 수가 없는 게 현실이다.  지역의 열악한 의료 인프라를 확충하기 위해 울산시 나름의 여러 가지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번번히 정부의 경제논리에 막히고 있기 때문이다. 취약한 지역 의료 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서는 민간부문의 투자가 절실하지만 대부분의 민간투자는 이른바 돈 되는 진료과목에 집중되기 때문에 지역 의료인프라의 왜곡을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결국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대승적 결단과 울산에 대한 집중 투자가 필요하다. 

 울산에 실질적인 의료인력 확보를 위한 대책과 공공의료기관의 장기적 전략을 통한 유치, 첨단의료 및 바이오·헬스케어 산업 육성 등을 촘촘히 지원하는 것이 그 대안이다. 문제는 정부의 확고한 의지에 달려 있다. 

 

# 공공성 바탕으로 의료문제 제대로 살펴야

 울산의 의료문제는 이미 여러 가지 통계나 수치로도 그 열악한 상황이 잘 알려져 있다. 의료문제에서는 언제나 전국 최하위권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는 도시가 울산이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현실이다. 국민보건의료실태조사 등을 분석한 결과가 그렇다. 

 울산 전체 연령표준화 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332.1명으로 전국 17개 시·도 중 강원(337.1명), 충북(335.8명)에 이어 세번째로 높다. 그만큼 의료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반증이다. 울산의 공공의료원 건립을 한시도 늦출 수 없는 가장 결정적인 근거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어떤 이슈나 선거 등이 있는 시기에만 의료문제 등 현안을 금방 해결할 것처럼 하는 일은 이제 되풀이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앞서 지적한 것처럼 울산에 왜 의료기관의 확충이 필요한지는 그 근거가 명확하다. 의료 인프라나 의료부문 역외유출 비용 등 모든 면에서 울산은 아킬레스건을 갖고 있다. 공공의료원 건립을 한시도 늦출 수 없는 결정적인 근거이기도 하다. 

 문제는 어떤 내용의 의료원이 들어서느냐에 있다. 단순히 건물 하나 짓는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라는 말이다. 경제성을 따져서 이야기할 문제가 아니라 의료복지 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사안이라는 이야기다. 오죽하면 울주군이 자체 예산으로 군민들의 암검진에 나서는지를 심각하게 들여다 봐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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