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시의 민간병원 의존율이 전국 17개 시도 중 최고 수준으로 나타났다. 전국 공공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의사 1만1,000명 중 불과 13명만 울산에서 근무하고 있고, 인구 1만명 당 공공의료기관 의사 수는 0.1명으로 처참한 수준이다.
그럼에도 정부가 '경제성'을 이유로 타 시도와 달리 예타면제를 해주지 않았고 타당성 재조사를 거쳐 결과 발표만 남겨 둔 상황이다.
정부가 전국적으로 불거진 필수의료 공백 문제를 해결하고자 '경제성'이 떨어지는 기피 분야에 대한 수가 조정을 비롯해 각종 인센티브를 지원하기로 한 것을 감안하면, 울산의료원 설립도 동일한 시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취재진이 통계청 자료를 통해 분석한 전국 공공의료기관 근무 의사 수를 보면 지난 2020년 기준 울산지역 공공의료기관 종사 전체 의사 수는 13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적다.

공공의료기관은 국립병원 및 특수공공병원, 국립대학병원, 지역공공병원, 시도군립병원 공공보건기관 등으로 분류되는데, 울산은 시도군립병원에 속하는 시립노인병원에 2명, 공공보건기관에 속하는 5개 구·군 보건소에 11명이 전부다. 그나마도 이 중 전문의는 8명에 불과하다 구·군 보건소에 있는 11명 중 5명은 일반의가 근무하고 있다.
게다가 울산 전체 공공의료기관 근무 의사 중 84.6%가 보건소에서 근무하고 있는데, 대도시 주민들 입장에서 보건소는 아프면 찾는 병원보다는 예방의료를 받는 곳에 가깝다. 또 지역의 각종 보건 행정서비스가 대부분 보건소를 통해 이뤄지고 있어 당장 아픈 '환자'에 집중할 수 있는 구조는 아니다.
현재 전국 17개 시도 중 지방의료원이 없는 곳은 울산과 광주 단 2곳뿐이다. 하지만 광주는 국립병원과 특수공공병원 88명, 국립대병원 324명, 시도군립병원 21명, 공공보건기관 12명 등 전체 공공의료기관 근무 의사 수가 445명으로 울산의 34배나 된다.
인구대비로 따져봐도 울산은 인구 1만명 당 공공의료기관 근무 의사 수가 0.12명으로 세종특별자치시를 제외하면 최저다. 특·광역시만 보면 △대전 4.23명 △서울 3.24명 △광주 3.11명 △대구 2.58명 △부산 2.41명 △인천 0.43명이다. 인천은 서울과 인접하고 있다는 점에서 타 특광역시에 비해 적은 것으로 분석되는데, 그럼에도 울산의 3.6배다. 전국 평균도 2.14명으로 울산의 17.8배나 된다.
지난 2020년 2월 울산에 코로나19가 확산한 뒤 수많은 울산시민들이 코로나로 숨졌다. 당시 울산은 감염병에 대응할 수 있는 공공의료기관이 없어 '사립'인 울산대학교병원을 거점 전담병원으로 지정하고 지난 3년간의 재난 상황을 이겨내야 했다. 사실상 사립병원에 빚을 진 셈이다.
다행히 잘 넘기긴 했지만, 최근 지진, 감염병 등 각종 재난에 대한 대비와 예방이 중요한 사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때마다 국가와 지자체가 울산대병원에 손을 벌릴 수는 없는 일이다. 또한 울산대병원이 '공공의 역할'을 이행할 의무도 없다.
또 최근 보건복지부는 '제4차 응급의료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2023년부터 2027년까지 응급의료체계를 손보겠다고 밝혔다. 이 계획의 골자는 '체계화 된 지역 응급의료서비스 정착'을 통해 지역에서 응급의료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거다. 현재 울산대병원이 지역 유일 상급종합병원으로 의료인프라를 책임지고 있는데, 결국 중증치료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울산의료원의 설립과 역할이 더욱 필요하다는 게 지역 의료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김상아 기자 secrets21@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