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을 계기로 신산업인 드론산업 관련 인재 모시기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울산지역 한 업체의 핵심 기술과 인력을 탈취해 경쟁업체를 차린 직원들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울산지역 한 드론 유망기업의 연구소에서 일하며 축적한 기술, 정보 등을 가지고 경쟁사를 만든 혐의(영업비밀누설 등)를 받고 있다. 산업 기술 유출은 지역 경제와 직결되는 것은 물론 국가 산업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재판 결과에 관심이 모아진다.
6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울산지법 형사2단독 황형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영업상비밀을 누설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드론 관련 업체 A씨 등 직원 4명은 첫 공판에서 혐의를 부인한다고 주장했다.
변호인 측은 "검찰의 영업상비밀누설 공소사실에 대해 A씨는 일부 인정하나 나머지 3명의 혐의는 부인한다"라며 "검찰이 제출한 증거 중 상당수는 위법한 방법으로 수집한 증거"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울산지역 한 회사의 첨단 드론 기술자료를 빼돌려 경쟁업체를 설립해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 등은 울산지역 한 회사에서 재직하면서 2004년부터 18년 동안 무인항공제작, 즉 드론 기술의 주요 사업에 참여, 연구소에서 자체 개발한 제작도면 등을 빼돌려 2022년 경쟁업체를 창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업체는 피해회사의 드론과 성능이 유사한 제품을 만들어 입찰에 참여해 부정경쟁 혐의도 받고 있다.
이들은 또 재직한 회사에서 퇴사시 작성한 보안서약서 작성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술 정보와 제작 도면, 회로도 등의 주요 자료를 외부저장장치에 복사해 경쟁업체에 가져온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중 한명은 4회에 걸쳐 교육자료 등을 경쟁업체에 전송해 50만원씩 200만원을 지급받아 업무상배임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피해회사에 재직 중인 한 직원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본지 취재결과 피해를 입은 울산 지역 드론 유망기업은 다수의 인재 유출을 비롯해 핵심 기술이 유출돼 막대한 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드론 산업계 안팎에서는 이 재판에 주목하고 있다. 인재 유출 과정에서 핵심기술이 빠져나간 것에 대해 처벌이 가능할지 보는 것이다. 중소기업의 기술 개발은 수년간 투자와 노력 끝에 얻어진 결과물인데, 이를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은 탓에 피해에 더 노출 되기 쉬운 상황이다. 특히 인재들이 유출돼 완성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창업한 회사의 경우 신생회사이지만 산업 시장 선점에서 우위를 차지하는 결과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다년간 기술개발에 매달린 업체만 낭패를 보는 격이다.
드론 산업계 관계자는 "핵심기술이 유출될 경우 공든 탑이 와르르 무너진 것과 다름없다"라며 "인재 유출이 심각한 시장인데다 기술까지 빼돌리면 중소기업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다음 재판은 5월 16일 열릴 예정이다.
강은정 기자 kej@iusm.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