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주택건설업체 총 101개 중 81개서 위반·의심사항 포착
작년 9월 1차 현장점검서 10개사 경찰 수사 의뢰
올해 2월 2차 점검서 13개사 추가 경찰행
원희룡 "땅끝까지 쫓아가 공정질서 세울 것" 각오 다져
최근 3년 간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서 공공택지를 사들인 주택건설사 10개 중 최소 2.2개꼴로 위장 계열사를 동원하는 일명 '벌떼입찰' 의심 정황이 적발되는 등 업계의 불공정 관행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런 사실은 11일 국토교통부가 '벌떼입찰 의심업체 2차 현장점검 결과'(2022년 9월~2023년 2월)를 발표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벌떼입찰'이란, 공공택지 매각입찰 때 낙찰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모기업과 다수의 위장계열사들이 입찰에 참여하는 불공정 행위를 의미한다.
국토부에 따르면 최근 3년 간 LH로부터 공공택지를 낙찰받은 총 101개 업체·133개 필지 가운데 81개(80.2%) 업체·111개(83.5%) 필지에서 페이퍼컴퍼니 또는 벌떼입찰 의심 정황을 확인했다. 이 중 위법 의심사항이 실제 적발된 업체는 총 23개사다.
이에 국토부는 작년 9월 '1차 벌떼입찰 의심업체 현장점검' 결과 10개사를 경찰에 수사의뢰했다. 이 중 3개사(경기도 2곳·광주 1곳)는 해당 지자체로부터 5개월 영업정지 처분이 내려졌고, 1개사는 검찰에 송치됐으며, 나머지 업체들에 대해선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다.
당시 이들 10개사 말고도 벌떼입찰이 의심되던 나머지 71개사가 더 있었는데 이에 국토부는 지자체·LH와 함께 작년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2차 합동 현장점검'을 벌인 끝에 13개 업체에 대한 위법·의심정황을 확인, 경찰에 수사를 추가 의뢰하게 됐다. 이들 13개사 중 6곳은 모기업이고, 이들이 낙찰받은 공공택지는 17개 필지다. 적발 사항별로는 청약 참가자격 중 사무실 조건 미달 13개, 기술인 수 미달 10개(중복)다.
특히 2차 현장점검에선 국토부가 작년 9월 '벌떼입찰 근절대책'의 일환으로 중점 점검한 '건설산업기본법상 건설업자 등록기준' 또는 '주택법상 주택건설사업자 등록기준' 조차 조차 지키지 않는 경우가 상당수에 달했다. 이 등록기준을 충족하지 않으면 공공택지 청약 참가자격에 미달된다.
실제 최근 적발된 주요 사례엔 주택건설업계에 만연한 불공정 관행의 민낮이 그대로 노출됐다.
A업체는 서류상 등록된 사무실은 운영하지 않은 채 다른 건물에 있는 모기업 사무실을 사용했다. 또 대표이사는 모기업 부장을 겸임하고 있었고, 기술인 중 1명은 타 계열사 대표이사로 근무하는 등 '상시근무 의무'를 위반했다.
B업체는 모기업과 사무실을 공유하면서 서류상 등록된 사무실에선 레저 업무만 수행고 있었는데, 국토부가 점검에 나서자 사무공간을 급조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급한대로 컴퓨터와 전화기는 가져다놨지만 실제 연결되지 않은 상태였던 것. 뿐만 아니라 상시근무 해야 할 기술인은 모기업과 계열사 업무를 함께 수행 중이었고 청약이나 지출 등 택지 관련 업무는 모기업 직원이 처리하고 있었다.
C업체의 경우 현장점검 당시 사무실은 직원도 없이 창고로 운영되고 있었고, 대표전화는 다른 지역 사무실로 연결돼있었다.
이에 국토부는 향후 경찰수사를 통해 관련 법령 위반으로 검찰이 기소할 경우 계약을 해제하고 택지를 환수할 방침이다.
LH 토지매매계약서(9조)에선 거짓 진술이나 부실한 자료 제시, 담합 등 부정한 방법으로 택지를 매수한 경우 매도인은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명시돼있다.
국토부는 또 이번 점검에서 행정처분되는 업체들에 대해선 향후 공공택지에서의 청약 참여를 제한하기로 했다. 현재 공공택지 청약은 영업정지 등 행정처분 이력이 있을 경우 3년간 1순위 청약 참여가 제한된다.
원희룡 장관은 "위반 의심업체들은 땅끝까지 쫓아가 공공택지 시장의 공정한 질서를 세우겠다"며 "페이퍼컴퍼니를 퇴출하고 일부 건설사들이 계열사를 동원하는 불공정입찰 관행을 바로잡아 자격있고 건실한 건설업체들에게 공공택지를 공급하도록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공급되는 공공택지에 대해선 계약 전 지자체가 당첨업체의 페이퍼컴퍼니 여부를 확인하는 식의 제도개선도 추진 중"이라고 부연했다. 조혜정 기자 jhj74@iusm.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