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갯마을' 등 난계 오영수 선생의 주옥같은 단편소설 상당수가 한국문학의 1세대 번역자인 미국 마샬 필(1933~1995) 교수에 의해 지난 1970년 이후 영문으로 번역된 것으로 확인됐다.
오영수문학관(관장 이연옥) 초청으로 27일 '마샬 필-오영수 문학을 세계에 알리다' 주제의 인문학 특강을 한 한국외국어대학교 영어대학 EICC학과 이상빈 교수는 마샬 필 교수가 지난 1970년 오영수 선생의 작품 「남이와 엿장수(Nami and the Taffyman)」를 번역, 코리아 타임즈 번역상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오영수의 단편소설을 번역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마샬 필 교수는 첫 번역 이후 종로에 있는 귀거래다방에서 오영수 선생을 만났고, 이 자리에서 오영수 선생은 "1949년 이 작품을 발표할 때만 해도 외국인이 읽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는 인사와 함께 현대서적에서 펴낸 『오영수전집(전 5권)』을 선물했다.
마샬 필 교수는 이후 「갯마을(Seaside Village)」, 「화산댁이(The Woman from Hwasan)」, 「아찌야(Uncle)」, 「후조(Migratory Birds)」, 「섬에서 온 식모(The Girl from an Island)」, 「노을(Afterglow)」 등 난계선생의 작품 10편을 번역해 엮은 『The Good People』을 펴냈다.
이 교수는 "마샬 필은 '사람에 대한 절대 믿음' '선한 인간의 본성' '서정적·토속적 묘사' '자연 친화적인 모습' '온정과 선의의 세계' '한국적 릴리시즘(서정주의)' '도시의 탁류에 오염되지 않는 건강한 생명력'을 통해 작가 오영수와 그의 작품을 이해했다"며 "마샬 필 교수는 오영수 선생의 작품 번역을 끝까지 책임진 1세대 번역가로 시대를 앞서간 까닭에 무척 외로운 일생을 보낸 '미국의 오영수'"라고 강조했다
마샬 필 교수는 한국문학의 세계화를 위해 남다른 열정을 지녔던 학자로 풀브라이트 장학 프로그램 1기생으로 서울로 유학,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국문학을 전공해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76년 하버드대학교에서 심청가의 음악적 형식과 사설구조를 관련지어 연구한 「판소리 심청가 연구」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홍길동전 경판본(24) 최초 완역, 심청가 완판본 최초 완역을 비롯해 국내 단편소설을 다수 번역했다. 마샬 필 교수의 번역은 현재까지도 미국에서 한국문학 교재로 활용되고 있다.
이상빈 교수는 "마샬 필 교수는 오영수 선생의 문학작품을 한국문학의 정수로 보셨다"며 "마샬 필 교수의 번역물들이 재조명돼 오영수선생의 작품이 세계에 널리 알려지고 이후 오영수선생의 더 많은 작품이 번역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고은정 기자 kowriter1@iusm.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