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979년 개설돼 울주군 온산국가산업단지 입주 기업들의 철도 화물 운송을 도맡았던 온산선. 하지만 최근 이 철도를 이용하는 기업이 급속히 줄어들고 철도 주변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조성되면서 폐지 여론에 직면해 있다. 특히 유해 화학물질로 분류되는 '황산'을 수송하는 열차의 운행 사실이 확인되면서 주민여론이 들끓고 있다.
울주군 온양읍 14개 주민단체로 구성된 '온산선 폐지 공동추진위원회' 30여명은 지난 7일 온양읍 행정복지센터 2층 소회의실에서 서범수 국회의원과 김상용 울주군의회 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온산선 폐선 당위성을 설명하는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추진위의 설명에 따르면 현재 온산선을 이용하는 업체가 거의 없다. 온산선은 설치 이후 열차가 온산국가산단으로 들어오는 다량의 물동량을 책임졌지만, 현재는 S-OIL과 ㈜영풍 등 두 업체만 온산선을 이용해 화물을 운송하고 있다. 최근까지 온산선을 이용했던 고려아연도 4년여 전부터 사용하지 않고 있다.
문제는 두 회사의 화물이 모두 '위험물'이라는 점이다. S-OIL은 항공유, ㈜영풍은 경북 봉화군 석포제련소에서 생산한 황산을 동해선을 거친 뒤 온산선을 이용해 온산항까지 수송하고 있다.
주민들은 지역에 사업장을 둔 S-OIL로부터는 "탱크로리로 변경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에 추진위는 ㈜영풍만 온산선을 이용하지 않으면 폐선이 어렵지 않다고 봤다. ㈜영풍이 온산선을 이용하는 것은 황산을 하역할 수 있는 시설이 온산항에 있기 때문으로 추진위는 파악하고 있다. 이에 추진위는 울산신항 인근 넓은 유휴부지에 황산 하역을 위한 기반시설을 조성하면 온산선을 이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들은 특히 동해선을 타고 수송된 물류(황산)가 울산신항인입철도를 타고 울산신항으로 운송하면 거리도 절반으로 줄어들고, 유해화학물질인 황산 수송 열차가 주거밀집지역을 지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온산선은 설치 당시 주변에 주거지역이 많지 않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온산선으로부터 40m가량의 거리에 지난 2017년 9월 760세대 규모의 아파트 단지가 들어섰고, 오는 8월 442세대 아파트 단지와 오는 2024년 12월 848세대 아파트 단지에 주민들이 입주를 앞두고 있다.
황산이 수시로 아파트 주변을 지나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주민들이 발끈하고 있다.
한 주민은 "근본적으로 지역에 사업장을 둔 업체도 아닌데, 지역주민들이 위험을 왜 감수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경북 포항에도 항만시설이 충분히 갖춰져 있는데, 왜 울산까지 오느냐"며 의문을 제기했다.
이날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한 서범수 의원은 "온양·온산이 함께 성장하기 위해서는 결국엔 온산선을 폐지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국토교통부가 추진하는 제5차 국가 철도망 구축계획(2026~2035)에 해당 사안을 반영해야 한다. 정확한 조사를 통해 폐선 후 대안 등을 제시하고 울산시가 이를 국토부에 건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추진위는 이날 온산선 폐지를 위해 주민 1만2,519명이 서명한 주민 서명서를 서 의원에게 전달했다. 김상아 기자 secrets21@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