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지회장이 조합비를 횡령했다는 글을 게재했다가 1심에서 명예훼손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60대 남성이 공익을 위한 행위로 인정돼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울산지법 형사항소1-1부(심현욱 부장판사)는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게 벌금 200만원이던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29일 밝혔다.

울산의 한 업체 노조 대의원인 A씨는 지난 2019년 7월 조합원들이 회원으로 가입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노조 지회장 B씨가 조합비를 개인용도로 사용하고 회계 감사 장부를 짜깁기했다는 취지로 글을 올렸다가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지회장 B씨가 규정을 준수해 조합비 예산을 집행했고, 감사도 적절하게 이뤄졌는데, A씨가 허위 사실을 유포해 B씨 명예가 실추됐다며 벌금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A씨는 의견 제시일뿐 비방 의도는 없었다며 항소했고, 항소심 재판부는 A씨의 손을 들어줬다. 그가 올린 글이 조합비 사용 내역 공개라는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또 회계 감사보고서를 보면, B씨가 식사와 회식 등에 조합비를 썼다고 기재된 날짜와 영수증 발행 날짜 사이에 일부 차이가 나고, 조합비 내역 일부는 지워진 점 등을 볼 때 A씨로서는 충분히 문제를 제기할 수 있었던 것으로 봤다.

항소심 재판부는 "공공 이익을 위한 글을 개인에 대한 비방이라고 판단하면 조합 예산 집행에 대한 감시와 비판을 위축시킬 수 있다"며 "A씨가 조합원들만 있는 커뮤니티에 글을 올렸고, B씨에 대한 개인적인 감정도 없어 보이는 점을 참작했다"고 무죄 선고 이유를 밝혔다.
김상아 기자 secrets21@iusm.co.kr

저작권자 © 울산매일 - 울산최초, 최고의 조간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