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남구 장생포의 회센터 건물 내 일부 점포들이 운영을 중단해 비어있는 모습.
울산 남구 장생포의 회센터 건물 내 일부 점포들이 운영을 중단해 비어있는 모습.
울산 남구 장생포가 다양한 관광 시설을 확충하며 체험·체류형 관광지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수십 년째 무허가 건물에서 아슬아슬하게 영업을 이어가는 회센터가 방치돼 대책 마련이 꾸준히 지적되고 있다. 화려한 관광지의 명성과 낡고 위험한 무허가 건물의 부조화는 물론, 안전 문제도 심각한 상태다.

#30여 개 점포 중 현재 7곳만 영업

3일 찾은 남구 매암동의 장생포 회센터는 노후화 건물과 흉물스러운 방치 등으로 수십 년 전 과거에 멈춰 있는 모습이었다.

회센터 전체 30여 개 점포 중 현재 운영 중인 점포는 7곳 남짓. 시간이 흐르며 고령화로 장사를 중단한 상인들이 늘어난 데다가, 지난 2022년 태풍 피해 이후 복구마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주인 잃은 점포들은 부서진 잔해를 그대로 드러낸 채 방치돼 있었다. 일부 점포는 지붕이 내려앉은 상태로 당장 건물이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을 수준이었으며, 건물 바닥 또한 뚫려 있어 자칫 바다로 빠지는 사고 발생 가능성도 커 보였다.

특히 낡고 좁은 건물 내부 곳곳에는 폭발 위험이 있는 LPG 가스통이 버젓이 놓여 있었는데, 화재가 발생할 경우 노후된 밀집 구조와 인화성 물질로 인한 대형 화재 가능성도 다분했다.

장생포 회센터 건물 내부에 바닥이 뚫려 있다.
장생포 회센터 건물 내부에 바닥이 뚫려 있다.
울산 장생포의 회센터 건물 내 LPG 가스통 등이 놓여있다.
울산 장생포의 회센터 건물 내 LPG 가스통 등이 놓여있다.
수십 년째 가게를 운영 중인 엄경령 씨는 “점점 날도 더워지는데 여긴 에어컨도 못 켜는 곳”이라며 “아직까지 전기와 수도를 공동으로 사용해 분할하고 있고, 전력도 약해서 선풍기에 의존하고 있다. 밖에서 보면 건물들은 다 쓰러져 간다. 철거를 하든지 리모델링을 하든지 여긴 진짜 가만히 두면 안 된다”고 말했다.

#상업용 부지 아니라 허가 못 받아

회센터가 형성된 남구 장생포고래로288번길 24 일대는 지난 1970년대 부두가 개발되고 어선들이 잡아 온 해산물을 사람들에게 바로 팔기 위해 가판을 벌인 것이 시초로 알려졌다.

당시 상인들은 비바람을 막기 위해 천막을 치기 시작했고, 이 가설물들이 다닥다닥 붙어 촌을 이루면서 지금의 무허가 회센터 모습으로 발전했다.

상업용 부지가 아닌 항만 기능을 위해 매립·조성된 부두 부지인 탓에 정식 건축 허가나 영업 허가를 받을 수 없는 땅에서 수십 년간 묵인된 채 장사가 이어지며 제도권 밖의 무허가 회센터로 굳어진 상태다.

장생포 회센터 외부 모습
장생포 회센터 외부 모습
회센터 부지는 해양수산부 소유 국유지로 울산항만공사에서 관리하고 있는데, 추후 이곳은 해경 부두로 개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문제는 땅은 국유지지만, 건물에 대한 재산권이 상인들에게 있어 철거 등 절차에 난항이 예상된다.

울산지방해양수산청 관계자는 “추후 항만기본계획이 수립되면 구체화 되겠지만, 해당 구역은 아마 해경 부두로 사용될 가능성이 높다”라며 “철거가 이뤄진다면 보상금이 나올 수 있는지 등 여러 문제가 남아 있어 검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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