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석 부산울산지방병무청장
최규석 부산울산지방병무청장

 대자연의 놀라운 광경을 카메라에 담아내는 다큐멘터리 제작진들에게는 가장 중요한 원칙 하나가 있다. 그것은 바로 촬영할 때 절대로 동물 세계에 직접 개입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 2018년 영국 bbc 다큐멘터리 제작진은 남극에서 황제펭귄을 촬영하던 중 이 원칙을 지키지 못한 상황이 발생했다. 영하 60도까지 떨어지고 강한 폭풍우가 몰아치던 어느 날, 그들은 황제펭귄 무리가 경사가 높은 협곡에 갇혀 발버둥 치는 장면을 목격한 것이다. 시간이 흘러갈수록 새끼 펭귄들은 얼어 죽어가기 시작했고, 촬영 원칙을 고수해 오던 제작진은 깊이 갈등했다. 그들은 고심 끝에 펭귄 무리에게는 직접 다가가지 않은 채 협곡을 빠져나갈 수 있는 경사로를 만들자는 타협안을 냈고, 그들이 만든 경사로를 통해 펭귄 수십마리의 무리가 무사히 협곡을 빠져나와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위에서 본 사례와 같이 어떤 분야에서 원칙만을 고수하기보다 최선의 방법을 찾아 유연하게 대처하거나, 환경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상황은 법과 제도가 촘촘하게 얽혀있는 행정의 영역에서도 종종 발생한다. 공공의 이익을 위해 창의성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행위로 정의되는 ‘적극행정’이 바로 그것이다. 요즘과 같이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서 정책수요자인 국민들의 기대 수준은 나날이 높아지고 이런 눈높이에 부응하기 위해서는 행정의 적극적인 역할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정해진 법과 제도만으로는 모든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에 공무원은 다양한 분야의 문제해결자로서 적극적인 움직임을 통해 국민이 원하는 행정을 실현해야 한다. 우리 부산울산병무청에서도 환경의 변화에 대응하며 국민의 편익을 증진시키기 위해 다양한 적극행정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 중 몇가지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우선 올해 승선근무예비역의 권익보호 강화와 업무의 전문성 제고를 위해 ‘승선관리계’를 신설했다. 전국 승선근무예비역의 84.2%를 관할하고 있는 부산울산병무청은 승선근무예비역의 실효적인 권익침해 예방활동이 요구됨에 따라 수요자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해 그들의 권익보호를 위한 상담을 확대하고, 카카오톡 채널을 개설해 편리하고 신속한 정보전달 체계를 구축했으며, 승선근무예비역 관련 다양한 불합리한 제도개선을 적극 추진했다. 둘째, 코로나19 이후 올해 동원훈련이 본격적으로 정상 시행됨에 따라 병력동원의 안전한 수송 및 예비군들의 불편 최소화를 위해 울산 남·동·북구 지역에 중간집결지 3곳을 확대 지정했다. 각 수송로의 전반적인 점검과 유관기관 협업을 통해 안전성과 편리성을 갖춘 중간집결지를 추가 선정했고, 이로 인해 울산지역에 거주하는 예비군들이 좀 더 편리하고 안전하게 동원훈련에 참가할 수 있게 됐다. 셋째, 사회복무요원 복무만료시 병역이행으로 인한 경력 공백을 최소화하고 원활한 사회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지역 고용센터와 협업해 복무만료 예정자들의 취업 역량강화를 위한 설명회를 실시했고, 이와 더불어 경제적 약자를 위한 ‘국민취업지원제도’를 적극 안내하고 현장 접수해, 취업 희망자에게 각종 취업지원서비스 및 수당지급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 

 이렇듯 부산울산병무청은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행정을 추진하기 위해 고민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행정은 끊임없는 사회의 변화를 반영하고 여러 가지 변수와 미래를 예측하며 국민을 위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에 병무청은 고정된 사고의 틀에서 벗어나 국민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적극 수용하고 전문성을 바탕으로 국민을 향한 유연한 변화를 이끌어 갈 수 있도록 쉬지 않고 달려갈 것이다.

최규석 부산울산지방병무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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