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의 의료현실이 열악한 상황이라는 이야기는 오래된 이야기다. 그런데 이번에 북구 주민투표에서 또 의료문제가 거론됐다. 울산 북구지역 제정당 및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제3회 북구 주민대회 조직위원회’가 실시한 11대 주민요구안에 대한 주민투표 결과다. 이번 투표 결과 주민 2만784명이 참여한 주민투표에서 공공병원 설립이 주민요구안 1위로 나타났다. 야간·휴일 진료하는 달빛어린이병원 운영이 2위로 나타나 의료 문제에 대한 주민들의 갈증이 얼마나 큰지를 짐작케하고 있다. 주민투표가 의미하는 것은 전국 꼴찌인 울산 공공의료 비중이나 공공의료원 설립 무산에 주민 불만으로 풀이된다는 주최측의 설명도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 북구 주민들의 투표 결과는 울산의 의료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지난달 국립중앙의료원이 발표한 ‘2022년 공공보건의료통계’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울산시의 인구 100만명당 공공의료기관 수는 0.9개, 10만명당 공공의료기관 병상수는 14개로 전국 최저였다. 주민투표를 주관한 조직위원회는 "주민투표를 통해 결정된 주요 요구안은 울산시와 울산교육청, 북구청이 함께 책임지고, 각 정당과 정치세력은 총선 시기 정책의제로 채택하라"고 촉구했다. 북구주민대회 조직위원회는 지난 6월부터 3개월간 주민 의견을 수렴한 뒤 지난 12일 공공병원 설립, 달빛어린이병원 운영, 과밀학급 해소 등 내용이 포함된 11대 주민요구안을 확정한 바 있다.
울산의 의료문제는 이제 대책이 필요하다는 수준의 이야기로는 용인되지 않는 수준으로 이슈화되고 있는 현안이다. 울산시는 여러 가지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번번히 정부의 경제논리에 막히고 있다. 취약한 지역 의료 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서는 민간부문의 투자가 절실하지만 대부분의 민간투자는 이른바 돈되는 진료과목에 집중되기 때문에 지역 의료인프라의 왜곡을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의료 인프라는 전국 꼴찌인데도 의료인들의 수입은 전국 최고 수준이라는 이상한 현실이 바로 울산의 의료문제로 나타나고 있다. 이같은 기현적인 문제는 정부가 손을 대지 않으면 왜곡된 구조를 개선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려 있는 상황이다. 이미 드러난대로 울산의 의료 인프라나 의료부문 역외유출 비용 등 모든 면에서 대책이 시급하다. 북구주민투표는 그 증거의 하나일 뿐이다. 당장 개선책 마련에 나서야 할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