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덜란드의 관문 스키폴 공항에서 로테르담 방향으로 40분 가량 기차를 타고 가다보면 만날 수 있는 도시 레이덴에는 라틴어로 '신체'를 의미하는 '코르푸스(Corpus)' 과학관이 자리잡고 있다.
'인체 여행'을 주제로 2008년 3월 문을 연 이 사립시설은 저널리스트 이기도 했던 헨리 레멀스(Henri remmees)가 만든 인체 전문 과학관이다.
설립자는 인체에 대해 보다 정확히 이해하고, 표현해내기 위해서 인근 레이든 대학교 의과대학에 자문을 얻는가 하면 네덜란드의 여왕 베아트릭스로부터 지원을 받아내기도 했다.

#16명씩 입장시키는 독특한 시스템 적용
적갈색의 거인이 앉아 있는 듯한 독특한 외관을 뒤로한 채 건물내부에 들어서면 매표소와 '인체 여행' 장소로 올려다 줄 에스컬레이터가 한눈에 들어온다.
에스컬레이터 시작점에는 오디오 투어 부스에서 8개 국어로 서비스되는 오디오 헤드셋을 전달받은 관람객들로 북적였는데 7분30초 간격으로 16명씩을 입장시키는 이 곳의 독특한 시스템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이는 코르푸스 관람을 위해서는 사전 예약이 필수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 15년동안 이 과학관은 300만명 이상이 찾았는데 연간 방문객은 약 20만 명 정도다.
코르푸스 운영책임자 야녜스 알더스(Jannes aalders)는 "시설 운영중 문제가 발생할 것을 가정해 인원 제한이 필요했고 놀이공원 등에서 운영하는 이같은 방법으로 설계됐다"며 "이는 놀이공원 설계회사랑 같이 만든 것"이다고 밝혔다.
제한된 자원, 제한된 공간, 제한된 시간이 있더라도 이를 잘 활용하면 문제가 될 게 없다는 네덜란드 특유의 효율성과 창의적 아이디어를 느낄 수 있는 시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8개의 전시공간으로 꾸며진 신비한 체험
관람객들은 첫 전시공간인 '무릎'에서 놀이 기구에 올라타듯 의자에 앉아 3D안경을 쓰면 몸 속 혈액이 돼 신비한 체험에 나서게 된다.

'자궁과 태아 탄생' 전시공간에서는 인간의 기원을 3D로 지켜볼 수 있다. 성우의 설명은 교과서의 그림을 통해 공부하는 것보다 생생하고 확실하게 기억될수 있도록 도왔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동한 '위장'에서는 음식물이 소화된 후 십이지장을 통해 소장과 대장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모형 속 불빛을 통해 설명받았다.
'입'에서는 돌기모양과 촉감이 혓바닥과 유사한 곳에 서서 목젖 옆 모니터를 통해 혀가 어떻게 음식물을 식도로 넘기는지, 성대를 통해 소리가 어떻게 나는지도 생생하게 들을수 있었고 장미 향기가 가득한 '코'에서는 코의 역할과 작동 원리에 대한 설명이 흘러나왔다.
마지막 전시공간인 '뇌'에 들어가면 관람객 개개인이 모니터 앞에 앉아 신경세포가 어떻게 생겼는지, 어떤 역할을 하는지 등의 설명을 들을 수 있도록 돼 있다.
55분에 걸친 8개 전시공간의 '인체 탐험'이 끝나 1층으로 내려오는 공간에는 좀전에 둘러봤던 과학정보를 되새길수 있는 공간이 있는데 이는 코르푸스 평균 방문시간을 2시간 반으로 끌어올리는 요인이 됐다.
과학을 학습적으로 접근하기 보다, 즐기면서 배우자는 설립자의 모토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5년전 꾸몄다는 기획전시실은 코로나19로 개편작업이 진행되지 못했는데 현재 이 곳은 전면 리뉴얼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이 곳은 과학, 의학 관련 기업 등 코르푸스와 일을 하고 싶어하는 곳들과의 협력을 통해 꾸며진다.
#중국 분점은 25명씩 관람 규모 확대
네덜란드 정부로부터 운영지원금을 받지 않고 있는 코르푸스 과학관은 티켓판매와 주차장, 음식점, 기념품 가게와 인접한 컨벤션 센터 운영 등 5개의 수입원에 의존하고 있다.
이들 시설을 가족법인이 운영하고 있기 때문인데 40명의 정직원중 상당수는 마케팅 업무에 주력하고 있다고 야녜스 알더스는 설명했다.
벨기에, 독일, 프랑스 등 인근 국가들의 학교에서 견학을 목적으로 이 곳을 많이 찾고 있는데 설립자의 폭넓은 네트워크도 한 몫 거들고 있다는 평가다.
코르푸스의 명성이 전 세계에 알려지며 현재 아시아와 북미지역에서는는 분점 설치도 추진중이다.
중국 분점의 경우 공사를 마치고 조만간 오픈을 계획하고 있다. 건물 외관과 내부 구성물은 동일하지만, 지역 특성을 감안해 25명 단위로 입장할 수 있도록 규모를 키웠다.
야녜스 알더스는 "인체 반응 중에 어떤 부분들은 12세 가량의 아이들이 봤을 때 충격받지 않고 잘 이해할 수 있게 구성된 건데 이 포맷은 다른 문화권에 가면은 충격이 될수 있어 설립되는 나라의 문화와 정서에 맞춰서 스토리 텔링을 조금 바꾸려 한다"고 말했다.
미니 인터뷰/ 야녜스 알더스 운영책임자
"코르푸스과학관은 인체의 가치를 이해하는 공간이다. 정보를 전달하는 다른 과학관들과 달리 이곳은 체험, 경험을 위한 공간이다."
코르푸스과학관 야녜스 알더스 운영책임자는 "올해로 15년차인 코르푸스과학관은 사람으로 치면 어린이에서 어엿한 청소년이 됐다"며 "좀 더 성숙한 어른이 되기 위해서 다양한 준비를 하는 등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코르푸스과학관이 지향하는 운영 방식을 이같이 소개했다.
코르푸스 과학관 설립 목적에 대해서는 "엔터테인먼트와 교육의 이상적인 조합을 통해 우리 몸이 작동하는 방식과 신체를 잘 관리하는 방법에 대한 인식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야녜스 알더스는 그러면서 "규모가 작더라도, 해당 과학관이 추구하는 기본 방향을 잘 살려낸다면 신생 과학관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며 "과학관의 정체성을 정확하게 드러낼 수 있는 상설전시관을 우선 구축하고, 시대 변화와 대중의 선호에 따라 기획전, 특별전 등을 꾸려나가는 것은 신생 과학관을 생존방법이 될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네덜란드 레이덴=강태아 기자 kt25@@iusm.co.kr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 받아 울산지역 내 2개 신문사(울산매일신문·경상일보)가 함께 취재·보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