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프면 서울 '빅5병원'으로 원정 진료를 떠나는 울산지역 환자 수가 2만명(2022년 기준)에 육박한다. 이는 10년 전보다 5,594명(38.6%)이 늘었고 의료비는 133%가 증가한 것으로 아프면 서울 병원을 찾는 추세가 점점 더 심화되고 있다.
그런데 울산의료원이 들어서도 이 문제는 해소되지 않는다. 원정 진료를 떠나는 대부분이 '암환자'인데 공공의료원이 빅5 병원이나 상급종합병원 급의 의료인프라를 갖추기는 사실상 어렵기 때문이다. 빅5병원과 결줄 수 있는 지역 의료고도화를 통해 유출되는 의료비를 지역에 환원시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원정 진료 의료비 유출 대한 필요
23일 지역의료계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양성자와 중입자 치료기를 활용한 암치료가 부작용과 후유증이 심한 기존 항암치료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에서는 삼성서울병원이 지난 2015년 첫 양성자 함암치료의 시작을 알렸고 지난해 연세의료원이 중입자 치료를 시작했다.
서울성모병원이 오는 2028년 양성자치료센터 개원을 목표로 하고 있고 서울대병원은 동남권 중입자가속기치료센터 건립을 추진중이다. 서울아산병원도 중입자가속기 도입을 예고했고, 고려대의료원은 제4병원에 중입자 암치료를 구상중이다. 수도권 굴지의 의료기관들이 입자치료를 통한 암 정복에 돌입하고 있는 추세다.
최근 5년간 울산의 타지역 유출 진료비를 보면 △2017년 2,623억원 △2018년 2,900억원 △2019년 3,231억원 △2020년 3,183억원 △2021년 3,478억원이다. 불과 5년 만에 유출 진료비가 800억원 이상 늘었다. 의료고도화 경쟁에서 뒤떨어지면 수도권과 울산의 의료격차는 더욱 벌어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원정 진료에 수반되는 각종 사회적 기회비용까지 감안하면 4배 가량인 1조3,900억원이 유출됐다고 지역의료계는 보고 있다. 지역의료 고도화에 울산시 공공재원 활용이 필요한 이유다.

#양성자 치료, 카티 세포 치료와 시너지
울산의료원 재정을 공공성을 기반으로 지역 거점병원이자 권역 책임의료기관에 투자하는 방안(본지 1월 18일자 3면 보도)으로 양성자 치료센터 건립을 검토해 볼 수 있다.
양성자 치료법은 정상조직에 방사선 영향을 주지 않는 방식으로 정밀한 치료가 가능하다. 이 때문에 소아청소년 암 치료에 큰 장점을 가진다. 눈, 두경부, 가슴, 배, 뇌신경계, 골반 등 부위의 암치료가 가능하며, 이미 해외 선진국에서는 많이 사용되고 있어 다양한 임상 데이터가 존재해 검증된 치료법이다. 특히 건강보험이 적용되기 때문에 한 번의 치료 비용이 5,000만원을 넘어서는 중입자치료에 비해 경제적인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다만 양성자 치료기기는 장비가격만 1,000억원에 달해 현재 울산대병원은 제2병원 증축 등으로 재원에 여력이 없다. 만약 울산시가 양성자 치료센터를 건립해 울산대병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위탁을 줄 수 있다면 울산시민들은 고도화된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게 된다.
무엇보다 울산대병원은 지난해 9월 지방 최초, 국내 6번째로 재발 없는 꿈의 치료라고 불리는 '카티(CAR-T)세포 치료' 센터를 개소했다. 울산과 인근 지역에 거주하는 암 환자에게 국내 최고 수준의 암 치료 서비스를 제공할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여기에 양성자 치료센터까지 건립된다면 지역의료 고도화는 물론 암치료의 메카로 떠오를 수 있다.
이를 통해 발생하는 의료 수익의 일정 부분은 연구개발과 지역인재 양성에 투자하고 울산시민들에게 양질의 서비스로 돌려줄 수 있다면 새로운 방법으로 공공의료를 확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상아 기자 secrets21@iusm.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