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잼도시 울산, 도시경관에 주목하라 (2)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도로 따라 늘어선 각양각색의 호텔
피라미드·에펠탑 등 이색 풍경 연출
몰려드는 전세계 관광객 연계
MICE 등 또다른 산업 성장
도시 인프라 확장 선순환
피라미드 앞을 걷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에펠탑과 개선문 등 프랑스 파리의 풍경이 눈 앞에 펼쳐졌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시공간을 초월해 다른 세계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이다. 사막 위 24시간 불빛이 꺼지지 않는 곳, 낮보다 밤이 더 활기찬 '별천지 도시' 미국 서부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모습이다.
지난달 초 본지 취재진이 <'회색도시'울산, 색 입혀 '노잼도시' 탈피>를 주제로 한 기획취재를 위해 사막 한복판에 형성된 라스베이거스를 찾았다. 때마침 미국 소비자 기술협회가 주관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ICT 융합 전시회인 'CES 2024'가 열리고 있어 관광객들로 붐볐다.
라스베이거스는 도심을 가로지르는 도로를 따라 늘어선 각양각색의 특색을 가진 호텔들과 대형 네온사인으로 화려함을 더했다. 호텔들의 확실한 콘셉트를 통해 라스베이거스만의 도시경관을 만들고 나아가 도시 전체를 관광자원화했다. 그 결과 세계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도시경관을 만끽하려는 관광객들로 365일 낮과 밤 경계 없이 활기가 넘쳤다.
현재는 미국 국내 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찾아오는 관광객들에 힘입어 MICE산업, 스포츠 대회 유치 등을 위한 인프라를 조성하며 또 다른 산업을 성장시키고 있다. 독특한 도시경관이 관광객을 불러 모으고, 또 다른 산업 확장으로 이어져 다시 도시 인프라를 확장시키는 선순환을 이끌어내고 있는 것이다.



#사막 한복판에서 세계적 관광도시로 우뚝
라스베이거스는 미국 네바다주의 남동쪽 사막 한복판에 세워진 거대한 인공 도시다. 지난 1910년, 인구 1,000여명이 사는 작은 마을이었지만 1931년 카지노가 합법화되며 관광도시로 성장했다.
시작은 지난 1946년 미국의 한 마피아가 지은 호텔이었다.
낮에는 평범한 듯 보였지만 밤이 되면 화려한 플라밍고 네온사인으로 거리를 밝힌 호텔은 오늘날 라스베이거스가 이룬 이색적인 도시경관의 시초였다.
이후 거대 자본을 지닌 호텔 그룹 등이 가세해 독특한 개성을 가진 호텔들이 거리를 가득 채웠다.
위기도 있었다. 1980년대 경기 침체와 더불어 미국 동부에 위치한 뉴저지주 애틀랜시티의 카지노가 합법화됐기 때문.
이때 라스베이거스는 대형 테마파크, 쇼핑센터 등을 유치해 대중적인 요소를 더하며 단순히 오락을 즐기는 것을 넘어 가족 관광객도 머물 수 있는 도시로 이미지 변신을 시도한다. 그 결과 현재는 세계적인 관광도시로 발돋움했다.
라스베이거스 관광청에 따르면 지난 22년 라스베이거스를 방문한 관광객 수는 약 3,800만 명, 지난해에는 4,000만명을 넘은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개성 넘치는 호텔, 그 자체로 이미 '필수 관광 코스'
라스베이거스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곳이 있다면 바로 '스트립'이다. 라스베가스 대로 남부의 대략 6.1km로 이어진 구간으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초호화 호텔들이 집결해 있다.
호텔마다 카지노는 물론이고 유명 쇼핑몰과 레스토랑도 사이사이를 매우고 있다.
무엇보다 이 호텔들은 개성이 없으면 살아남지 못한다는 듯, 각자의 컨셉에 충실해 더욱 눈길을 사로잡는다.
화려하다 못해 호화롭게 보이는 호텔들을 구경하며 돌아다니다 보면, 걷는 게 이토록 재미있는 일인지 새삼 놀라게 된다.
라스베이거스에서 호텔은 단순한 숙박시설의 개념으로 통하지 않는다. 호텔 자체가 하나의 특색 있는 관광지다.
그래서 수십 개에 이르는 다양한 호텔들을 둘러보는 이른바 '호텔투어'는 이미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로 자리 잡았다.
중세시대 궁전 모양부터, 이집트 피라미드와 스핑크스, 자유의 여신상이 있는 뉴욕, 에펠탑과 개선문 등 파리까지 전 세계 도시를 그대로 옮겨놓은 수준이다.
한 호텔은 이탈리아의 수중도시 베네치아를 똑같이 재현했다는 평을 받는데, 호텔 외부에서 내부로 이어지는 물길을 조성하고 곤돌라까지 운행해 관광객들의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또 다른 호텔은 실제 피라미드 크기를 구현했다고 알려졌으며 객실 수 또한 4,407개에 이른다.
호텔마다 펼쳐지는 이색적인 쇼도 빠뜨릴 수 없다.
인공 조성된 호수에서 음악과 함께 물줄기가 춤을 추는 분수쇼나, 거대한 암석에서 화산이 분출하는 것을 연출한 볼케이노쇼 등이 정해진 시간에 맞춰 호텔 앞에서 열린다.
스트립 거리를 걷다 시간 맞춰 호텔 앞으로 가면 모두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특색 넘치는 호텔 외관에 이끌려 내부로 들어가 각 호텔을 비교하는 것도 하나의 묘미다.
규모의 차이는 있지만 유명 식당부터 각종 브랜드가 입점한 쇼핑몰, 공연장 등을 다양하게 갖춰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심지어는 천장에 인공하늘을 조성해 초저녁 낭만 넘치는 분위기가 24시간 연출되기도 한다.
이곳에서 관광객들은 날씨와 관계없이 시공간을 초월하는 경험을 만끽할 수 있다.
라스베이거스 거리에서 만난 한국인 태민찬(32) 씨는 "CES 2024 참석 차 왔는데, 거리를 걷다 보니 호텔별로 컨셉이 다양해 정말 흥미로웠다. 세계 여러 나라를 가봤지만 호텔들이 다 비슷비슷한 느낌이라 기억에 남지 않았는데 이곳은 확실히 다르다. 로마 느낌의 호텔에 묵고 있는데 호텔 안에서 콜로세움을 재현한 건물도 봐서 왜 전 세계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지 알겠더라"고 소감을 전했다.

#호텔 지어놓으니 공연·스포츠 '잭팟'
라스베이거스를 대표하는 키워드는 여전히 '카지노'지만 최근 인식이 바뀌고 있다.
지난 1995년부터 매년 1월 세계 최대 규모의 전자제품박람회인 'CES'를 개최하며 마이스(MICE)산업(기업회의·관광·컨벤션·전시)의 메카 도시로 변화 중이다.
이달 초 열린 'CES 2024'에 울산 중소기업 6곳을 포함, 150개국 3,500여개 기업이 참가해 작년 대비 46% 늘어난 수치를 보였는데, 참관객 또한 13만명으로 집계되며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마이스산업뿐만 아니라 각종 스포츠 대회 유치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해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포뮬러원(F1) 그랑프리에는 31만명의 관광객들이 몰렸는데, 경기가 열린 사흘간 도시 전체에는 약 1조 5,600억원의 경제효과가 창출됐다.
오는 2월에는 NFL(미 프로풋볼) 슈퍼볼도 개최될 예정으로 이에 따른 경제효과는 약 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각종 대규모 이벤트가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릴 수 있는 이유는 수십만명의 참가자와 관광객들을 수용할 숙박시설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대규모 호텔들의 객실 수는 15만개 이상으로, 마이스산업 활성화에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또한 각종 행사 수요 및 규모가 늘어날 것에 대비해 컨벤션 인프라도 대대적으로 확충했다.
특히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는 내년 완공을 목표로 보수공사를 진행 중인데, 미국 내에서 두 번 째로 큰 규모(24만㎡)다.
라스베이거스 관광청 관계자는 "라스베이거스는 다양한 인프라가 포함된 훌륭한 도시경관을 통해 관광객들에게 놀라운 경험을 제공 한다"며 "레저·비즈니스 여행 등 모두를 위한 관광지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사와 관련된 라스베이거스 영상은 유튜브 채널(youtube.com/iusm009)과 홈페이지(www.iusm.co.kr), 인스타그램(@ulsan_maeil) 등에서 만날 수 있다.
신섬미 기자 01195419023@iusm.co.kr
심현욱 기자 betterment00@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