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일송 문학박사·통일기반조성 한민족총연합 공동대표
박일송 문학박사·통일기반조성 한민족총연합 공동대표

 현재 남한이 제시하고 있는 민족공동체 통일 방안은 화해-협력 과정, 남북 연합 그리고 통일국가의 세 단계로 나눠져 있다.

 오랜 분단으로 형성된 이질감을 화해와 협력 과정을 통해 극복하고, 어느 정도 동질감이 형성되면 남북 연합 단계로 진입해 정치적 통일 논의를 통해 통일국가를 이룩한다는 것이다. 

 우리 정부가 2023년 4월 발간한 통일백서에 제시한 대북정책은 「비핵·평화·번영의 한반도」를 구현해 나간다는 비전 아래 첫째로 무력도발 불용, 둘째로 호혜적 남북 관계의 발전, 셋째로 평화적 통일 기반 구축의 3원칙이다. 이러한 원칙의 5대 핵심 추진 과제로 1. <비핵화와 남북 신뢰 구축의 선순환>, 2. <상호 존중에 기반을 둔 남북관계 정상화>, 3. <북한 주민의 인권 증진과 분단 고통 해소>, 4. <개방과 소통을 통한 민족 동질성의 회복>, 5. <국민·국제사회와 함께하는 통일준비>를 설정했다. 

 한반도 정세 악화의 근본 원인으로 북핵 문제로 보고, 이를 선결 조건으로 평화를 정착시키겠다는 ‘담대한 구상’을 우리가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위의 대북정책 3대 원칙은 접근이 가장 쉬운 ‘평화적 통일 기반 구축’을 제일 먼저 추진하면, ‘호혜적 남북 관계의 발전’은 쉽게 이어지고, ‘무력도발’은 필요가 없어진다. 아울러 5대 핵심 추진 과제도 첫 순서인 <비핵화와 남북 신뢰 구축의 선순환>은 북한이 스스로 생존하기 위해 포기가 가장 어려운 것이고, 가장 쉬운 <국민·국제사회와 함께하는 통일 준비>는 마지막에 있다. 이는 국제협상론의 기본인 아래쪽에 먼저 기초를 두고 위로 쌓아 올리는 아래에서 위로(Bottom-up) 통합방식을 정면으로 벗어나고 있다. 따라서 위의 대북정책 3대 원칙과 5대 핵심 추진과제도 순서를 뒤집어서 쉬운 것을 먼저 추진하는 것이 옳다. 

 현재 북한이 제시하는 「고려연방제 통일 방안」은 과도기로서 ‘고려민주연방공화국’을 남북이 합의하고, 전면적인 통일까지는 남북한이 현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며, ‘대민족회의’를 구성, 합의를 통해 통일국가를 건설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의 3개 전제조건인 ‘주한미군 철수’, ‘국가보안법 폐지’, ‘공산당 활동 합법화’는 우리가 수용하기 어렵다. 

 따라서 통일을 위한 과정으로 합의가 쉬운 비정치적 영역인 문화-사회-경제적 교류를 남북 협상의 목표로 설정하면, 상호 협상 환경이 누그러져 첨예한 문제도 상호 호혜적으로 변하게 된다. 이것이 독일 통일에 적용하여 성공한 미트라니(Mitrany)의 통합(Integration)이론이다.

 문화-사회-경제적 통합은 남북의 이질적 요소를 없애고, 북한경제가 남한의 60~70% 정도로 될 때까지는 정치적 논의를 피하는 것이다. 따라서 남한의 5%도 못 되는 북한경제가 일정 수준에 이르게 되면, 남한의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의 우수성을 실감하게 되고, 주민들의 통일에 대한 염원이 확산, 정치적 통일 요구도 높아진다. 이는 지구촌에서 점점 사라지고 있는 사회주의 계획경제보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우수성을 피부로 느끼고 이해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남북통일은 먼저 상호 적대적 관계를 청산하고 화해, 협력, 교류를 시작하므로 조국 통일의 긴 여정에 오르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문화-사회적 교류와 경제적 협력을 실질적인 통일 개념으로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일의 단기목적으로 추진하면, 정치-이념적 차이에서 오는 불화를 사전에 피할 수 있다. 

  경제적 교류는 개성공단 재개방 등으로 시작해 북한 전역에 20여개의 공단을 운영할 수 있고, 아울러 공단의 전기 문제 해결을 위한 발전소 건설 등 사회적 기반을 먼저 구축하게 되면 한민족 통일의 날은 훨씬 앞당길 것으로 확신한다.  박일송 문학박사·통일기반조성 한민족총연합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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